[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단순한 재난물이 아니다. 재난에 대한 함의와 화려한 CG를 담았다. 재난 영화 그 이상을 예고한 '비상선언'이 화려한 이륙을 예고했다.
25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제작 MAGNUM 9)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재난 영화다.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 한재림 감독의 연출 계기
한재림 감독은 이번 '비상선언'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처음에 제가 이 작품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비행기에 갇힌 사람들이 재난을 겪게 된다는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현재 시의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한 감독은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가 이걸 기획하고 제안을 받았을 때는 10년 전이었다. 이후 쓰고 캐스팅을 시작할 때는 (코로나19) 재난이 오지 않았을 때"라고 언급했다.
이어 "찍었을 때 많은 감정이 들었다. '비상선언'은 특정한 재난이 아니라 재난 속성을 들여다보면 많은 함의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송강호 역시 "우리도 크고 작은 재난을 당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소중한 게 무엇인지 관객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재림 감독은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재난이라는 것은 닥치면 두렵고 나약해진다. 남을 원망하기도 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지 않냐.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코로나19 등 재난을 극복하는 건 이성적인 희생보다 사소한 인간성이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 화려한 영상미의 향연
'비상선언'은 비행기를 배경으로 한다. 커다란 비행기를 화면에 담기 위해 화려한 CG들이 펼쳐진다.
이와 관련해 한재림 감독은 "블록버스터가 아닌 리얼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접근을 하려 했다. 다큐멘터리적 접근이나 인물들의 거리두기 등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비행기의 회전 장면은 CG가 빛을 발한다. 이와 관련해 한 감독은 "세트 안에서 배우들이 비행기의 회전 등을 담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며 "저희 비행기가 커서 해외에서도 그런 규모의 비행기를 돌려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아무 데이터도 없는 상황에서 해외 기술진과 협의했지만 코로나 문에 못하게 됐다. 그래서 한국 기술진과 했는데 전화위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수많은 테스트 끝에 잘 끝냈다. 배우들도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저는 긴장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 재난,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함의
'비상선언'에는 재난 상황에 대한 함의가 담겼다. 한재림 감독은 "재난은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을 빗대어 본다면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을 죽이고 자살을 한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취재를 하고 공부한 결과, 거기서 살아남은 사람은 아직까지 트라우마를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징이 한국 사회에 많이 도달했다. 도달한 지점을 저는 이 작품을 통해 과연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이고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희생에 대한 의미도 되새겨보려 했다. 한 감독은 "우리 사회라는 게 희생을 강요당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희생이라는 선택 자체가 들이 봤을 때 사람들 모두를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자그맣게는 가족들, 또 크게는 많은 사람들이 겪을 큰 재난을 두려워하는 인간들의 작은 선택 일종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선언'은 8월 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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