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PBA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당구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 '국내 3쿠션 간판' 조재호(NH농협카드) 등이 일찌감치 탈락한 가운데 '왼손 천재'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하나카드)와 '헐크' 강동궁(SK렌터카)마저 패배의 쓴맛을 봤다.
2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는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8강전이 열렸다. 무명에 가까운 신대권과 최명진은 각각 필리포스와 강동궁을 나란히 세트스코어 3-2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와 이상대도 각각 강동구와 임성균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8-15(7이닝)로 첫 세트를 필리포스에게 내준 신대권은 2세트를 15-8(7이닝)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3세트에서는 12-15(8이닝)로 쓴맛을 봤지만 4세트를 15-14, 짜릿한 한 점차 승리로 장식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기세가 오른 신대권은 5세트를 11-9 승리로 가져오며 세트스코어 3-2로 경기를 마쳤다.
PBA 출범 시즌인 2019-2020시즌 '메디힐 챔피언십' 4강 진출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신대권은 경기 후 "PBA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고 팔꿈치 부상 이후 성적을 내기 힘들었다"며 "우승 욕심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명진은 강동궁을 무너뜨렸다. 첫 세트를 15-11로 승리한 최명진은 2세트를 4-15(7이닝)로 내줬지만 이어진 3세트를 15-8로 따내며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4세트에서 12-15로 패배를 맛봤지만 5세트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 시즌 드림투어(2부)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차지하며 최종 5위로 이번 시즌 승격에 성공한 최명진은 'PBA 챔프' 최원준을 비롯해 '공포의 목장갑' 황지원, 박명규 등을 차례로 꺾으며 이번대회 최고 언더독으로 떠올랐다.
한편 사파타는 강동구를 가볍게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특히 마지막 3세트에서는 4이닝서 한 큐에 15점을 뽑아내는 '퍼펙트큐'를 완성시키기도 했다.
이상대도 'PBA 영건' 임성균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4강행 열차에 탑승한 가운데 21일 치러지는 PBA 4강전은 최명진-이상대(오후 12시)를 시작으로 사파타-신대권(오후 3시) 경기로 이어진다. 저녁 8시에는 우승상금 1억 원을 건 결승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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