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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의 신부' 김희선이 매력적인 이유 [인터뷰]
작성 : 2022년 07월 21일(목) 15:20

김희선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김희선이 끊임없이 '재발견'되고 있다. 한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하기에 가능했다. 30년 차 배우 김희선이 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김희선은 1993년 CF 모델로 데뷔해, 그해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토마토' '슬픈연가' '앵그리맘' '품위있는 그녀' '나인룸' '앨리스' 등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최근 종영한 '내일'을 통해서는 색다른 스타일링과 연기로 '김희선의 24번째 재발견'이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젠 '재발견'이란 수식어가 빠지면 섭섭하다는 김희선이다. 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의 신부'(극본 이근영·연출 김정민)로 또 한 번 변신했다.

'블랙의 신부'는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다.

김희선은 작품이 결혼정보회사라는 소재와 욕망을 그린다는 점에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외국에는 결혼정보회사라는 게 없다더라. 하지만 욕망이라는 게 다른 나라라고 해서 차이점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똑같을 거란 생각을 했다. 결혼이나 연애에 있어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냐.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결혼정보회사란 소재를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희선 /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희선은 극 중 남편의 갑작스러운 외도와 죽음을 겪고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 서혜승 역을 맡았다. 서혜승은 사별 후 친정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결혼정보회사 렉스에 가입하지만 렉스에서 자신의 인생을 앗아간 내연녀 진유희(정유진)를 만나 복수의 칼을 갈게 된다. 서혜승은 진유희를 무너트리기 위해 신분상승을 계획한다. 이에 2조 자산가 이형주(이현욱)와의 결혼을 꿈꾸며 천천히 복수에 돌입한다.

김희선은 "서혜승은 진유희를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차분히 때를 기다린다. 답답하기도 했지만, 서혜승은 진유희가 가장 행복할 때 끌어내려고 때를 본 것이다. 육식 동물들도 먹이를 보고 무조건 달려들지 않는다. 저도 서혜승을 연기하면서 내 감정에 충실해 욱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희선은 중학생 딸을 둔 엄마 서혜승에게 공감을 느끼며 서사를 쌓아갔다고. 그는 "극 중 서혜승의 딸 민지처럼 실제 제 딸도 중학생이다. 집에 있는 모습과 화목한 모습은 실제 저의 모습을 가져오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희선은 서혜승에 대해 "처음엔 (외도한) 남편의 이혼 요구를 거절하다가 나중엔 이혼을 해준다. 몸은 같이 있지만, 남편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으니 나중에는 합의 이혼을 하는 것"이라며 "또 굳이 이 남자를 데리고 살아서 아이한테도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줘야 하나 싶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 (서혜승의 마음이) 좀 슬프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조건만을 보는 결혼정보회사 렉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블랙의 신부' 속 사랑은 이익 관계로 그려진다. 이에 김희선은 극 중 렉스 대표 최유선(차지연)이 말한 "결혼은 비즈니스입니다"를 명대사로 꼽았다. 그러면서 "벌써 제가 결혼 16년 차다. 비즈니스 관계라고 해서 이익만 추구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결혼을 해도 나, 신랑, 공통의 영역이 각각 있지 않냐.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준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희선 /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번 작품은 김희선의 첫 글로벌 OTT 데뷔작이다. 김희선은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해 "200여 개 나라에 동시에 방영된다는 건 과거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넷플릭스는 우리 배우들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특히 배우들이 서로 상의할 시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 좋았다. 극 중 가면 파티신은 열흘 동안 촬영했다. 하루는 촬영을 접고, 제작사와 연출부 모두가 배우들에게 수정할 시간을 양보를 해줬다. 이렇게 배우들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는 게 고마웠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블랙의 신부'는 공개 2일 만에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8위를 기록했다. 현재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서 5위, 일본에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꾸준히 2위를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김희선은 개인 SNS의 팔로워 수를 통해 흥행을 실감 중이라고. 그는 "'블랙의 신부'가 월드 랭킹 10위 안에 들었지만, 사실 실감은 안 난다. 하지만 기분은 정말 좋다"며 "매일 아침 SNS를 확인하는데, 팔로워 수가 만 명씩 늘고 있더라. SNS를 보고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 꾸준히 늘어 곧 팔로워 수가 백만 명을 넘을 것 같다"고 웃었다.

시즌2 제작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희선은 "시즌2에 대해서 따로 얘기한 건 없다. '블랙의 신부'가 열린 결말인데, 이는 시청자의 상상에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블랙의 신부'는 불륜, 복수, 욕망 등을 다룬 탓에 이른바 '막장 드라마'란 평을 받기도 했다. 관련해 김희선은 "드라마 속 악역을 욕하면서도 보지 않냐. 욕을 한다는 건 그만큼 드라마에 빠져들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악플도 재밌게 봐주셨단 말로 생각된다"고 호탕한 모습을 보였다.

김희선 / 사진=넷플릭스 제공


호탕한 성격과 입담은 김희선의 또 다른 매력이다. 앞서 tvN '우도주막', JTBC '아는 형님' 등 다양한 예능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김희선은 "요즘 유튜브 채널 '터키즈' '바퀴 달린 입' '한사랑 산악회' '술트리트파이터'를 재밌게 보고 있다"며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출연하면 잘할 자신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에서 활약해 온 김희선은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을 수 있던 이유에 대해 "또래 경쟁 배우가 많이 없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늘 새로운 모습을 위한 도전도 있었다. 김희선은 "전에 했던 역할과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저만의 이미지가 예전부터 구축된 것 같아 다른 것을 선택하려고 한다. 요즘에는 다양한 장르들이 제 선택란에 있다. 좀 안 해본 역할을 하려고 나름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결혼한 40살 배우들이 고를 수 있는 장르가 그다지 없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새로운 콘텐츠와 소재들도 많이 생기다 보니 여러 가지 시도가 열리고 있다. 덕분에 '내일' '블랙의 신부'처럼 다양한 장르를 맡을 수 있게 됐다. 감사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김희선은 "예전엔 한 아이의 엄마, 힘들지만 이겨내는 캔디형 엄마를 보여줬다. 이젠 주로 맡았던 장르나 역할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다. 캔디형 캐릭터들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참고 사는 게 다가 아닌 복수를 하는 캔디가 된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김희선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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