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나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나는 평생 이 순간을 위해 연습했다"
11일(한국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베릭 르네상스 클럽(파70·7293야드)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투어과 공동 주관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최종 라운드가 열렸다. 김주형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우승자 잰더 쇼플리(미국·7언더파 273타), 2위 커트 기타야마(미국·6언더파 275타)에 이어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치게 됐다.
아직 PGA 투어 회원이 아닌 김주형이 PGA 투어 대회 10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거둔 공동 15위가 이번 대회 전까지 김주형이 PGA 투어에서 수확한 가장 좋은 성적이었으며 올해는 지난 5월 AT&T 바이런넬슨 대회에서 공동 17위, 6월 US오픈에서 23위에 오른 바 있다.
김주형은 다음 주 열리는 제 150회 디오픈(옛 브리티시오픈)의 전초전 격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거두며 메이저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김주형은 이날 결과로 개인 세계랭킹 최고 순위도 갈아치웠다. 기존 61위에서 순위를 22계단이나 끌어올리며 39위를 마크했다. 이는 한국 선수 중 임성재(23위)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공동 9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김주형은 이날도 좋은 샷감을 이어갔다. 5번홀(파4)과 8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내며 전반에만 두 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감을 이어간 김주형은 16번홀(파5)과 17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이날 경기 유일한 보기를 범해 우승경쟁에 나서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긴 했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적이었다.
김주형은 경기 후 PGA 투어를 통해 "오늘 아주 탄탄한 플레이를 했고 마지막 홀 까지 보기 없이 경기를 했다"며 "18번홀은 이번 주 선수들에게 가장 힘든 홀들 중 하나였다. 마지막 퍼팅에서는 긴장을 많이 했고 신경 쓰였던 부분들이 조금 있어서 살짝 흔들렸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서 이번 주에 3등을 한 것 같다. 정말 고된 한 주였고 다음 주(디오픈)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자신감으로 작용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주를 통해서 탄탄하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 (지난 해 6월) US 오픈에서 23위를 한 것은 나에게 분명 매우 큰 일이었고 그때 난 투어 선수들과 경쟁을 할 만 하다고 느꼈다. 이번 주 마지막 홀 세컨샷에 살짝 소름이 돋았디. 나는 평생 이 순간을 위해 연습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서 나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이렇게 마지막 홀까지 오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나한텐 분명 걸음마 단계이지만 분명 디딤돌이 되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대회를 되돌아봤다.
김주형은 오는 14일부터 스코틀랜드 파이프주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디오픈에 출격한다.
그는 "세인트 앤드루스에서의 150번째 대회에 대해서는 좋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만 많이 들었다. 오늘 출발할 예정이고 내일 코스를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코스를 한 번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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