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일찌감치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하며 글로벌한 인기를 누렸던 배우 김윤진. '종이의 집'에 합류하며 전세계 시청자들을 다시 한 번 홀렸다. 명불허전 연기는 여전했다.
김윤진은 최근 전세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극본 류용재·연출 김홍선, 이하 '종이의 집')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이다. 김윤진은 극 중 대한민국 경기경찰청 소속 위기협상 팀장 선우진 경감 역을 연기했다. 해당 작품은 스페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종이의 집'을 한국형으로 리메이크해 공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워낙 기대작이었던 만큼 '종이의 집' 캐스팅부터 남다른 의미였을 터. 김윤진은 합류 계기에 대해 "대본을 딱 받았을 때는 '벌써?'라는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근데 첫 페이지를 넘기고 두 번째 페이지를 넘기는데 앉은 자리에서 4화까지 다 봤다. 첫 번째는 원작의 힘을 믿었고 두 번째는 류용재 작가님의 대본을 믿었다"고 회상했다.
또 김홍선 작가를 언급하며 "'손 더 게스트' '보이스'를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에 항상 작업을 하고 싶었다. 또 대본을 받았을 때 교수 역에 유지태 씨가 확정을 지은 상황이었다. 유지태 씨와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도 출연 결심에 한 몫했다"고 밝혔다.
합류 계기의 이유 중 하나가 상대역의 유지태였던 만큼 두 사람의 호흡도 화제를 모았다. 극 중 김윤진은 냉철하고 강단 있는 성격의 협상가 선우진으로 분하면서도 교수 역 유지태와 애정선을 형성하며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줬다. 그는 유지태와의 호흡에 대해 "우선 너무 반가웠다. 제가 활동하던 당시 유지태 씨는 어마어마한 CF 스타였고 TV를 켜면 유지태 씨가 나올 때였다. 바른 청년의 이미지가 강해서 좋은 인상을 받았고 배우로서 시사회나 시상식에서 잠깐 인사드리는 정도였다. 친분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지태 씨는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라며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교수 역으로 자리에 계셨다"고 알렸다. 그는 "연애 감정을 느끼는 사이인 만큼 카메라가 있으나 없으나 몰입을 하셔서 잘해주셨다. 작품을 위해서 정말 엄청난 노력을 하시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화려한 라인업, 화제작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종이의 집'은 공개 후 단 3일만에 3374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에 올랐다. 뜨거운 인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 김윤진. 하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윤진은 "원작을 즐겨보신 팬층이 너무 두껍다 보니까 전체적인 틀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에 있어서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거라는 생각을 했다. 원작을 좋아하시는 팬 여러분께서는 실망하실 수 있지만, 한국 리메이크만의 독보적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종이의 집' 원작의 시즌1과 시즌2를 압축해서 12부작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캐릭터의 디테일한 묘사나 감정이 쌓이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원작을 그대로 가져오기에는 또 빠른 전개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충분히 긴 호흡의 시리즈를 압축해서 한국만의 매력을 입혔다고 생각한다. 빠른 전개를 통해 원작을 보신 분들은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볼 수 있고, 원작을 못 보신 분들은 더욱 새롭고 재밌게 보실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로스트'와 '미스트리스'로 일찌감치 글로벌 스타의 자리를 지켜온 김윤진은 앞서 K-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에 "기쁘다. 제가 오래전에 왜 거기까지 가서 고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농담 섞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는 "한국 스태프, 한국 동료 배우들과 한국어로 전 세계에 나가는 한국 콘텐츠를 찍는다는 것은 정말 꿈 같은 일이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계속 이런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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