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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박해일이 그리는 새로운 결 [인터뷰]
작성 : 2022년 06월 28일(화) 00:03

헤어질 결심 박해일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박해일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결을 장식했다. 박찬욱 감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는 그다.

박해일은 최근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공식 초청에 이어 감독상을 받았다.

박해일은 이번 작품으로 3년 만에 관객들을 찾게 됐다. 그는 '헤어질 결심' 개봉을 통해 "이제 내 일을 다시 시작하는구나. 다시 살아 숨을 쉬는구나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작품의 대본이 완성되기도 전에 캐스팅에 응했다고 한다. 박해일은 "각본까지 완성된 후 캐스팅을 하셨지만, 이번에는 작품을 기획할 때 중국 배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더라. 해당 배우가 안 되면 영화가 무산될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배우를 미리 캐스팅하는 상황이었고, 박찬욱 감독님은 저에게 1시간 동안 줄거리를 설명해줬다. 그리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헤어질 결심 박해일 / 사진=CJ ENM 제공


박해일은 극 중 형사 해준을 맡았다. 경찰의 자긍심을 갖고 있는 인물로, 사망자의 아내 서래에게 사랑을 느낀다. 피의자로 의심되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형사 캐릭터는 박해일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그간 한국 영화 속에서 보여지던 형사 캐릭터와는 다른 결이었다"고 전했다.

동시에 그의 첫 형사 캐릭터이기도 했다. 박해일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용의자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박해일은 "이번에 '헤어질 결심'으로 칸에 갔을 때, 외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엔 형사로 왔다고 말하면 흥미로워하더라"며 "이제는 박찬욱 감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또 이미지를 새롭게 탈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직접적으로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않으나, 눈빛, 표정으로 서래에게 은근히 사랑을 드러내며 해준에 녹아들었다. 박해일은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데 사랑하는 것 같다. 서래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 있다. 형사로서 피의자로 의심되는 서래를 관찰하고, 살펴보려고 약 6초 남짓 그를 빤히 쳐다보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 찍고 나서 해준 캐릭터를 찾은 것 같았다. 해준으로서의 첫발을 뗀 촬영이었다"고 회상했다.

박해일은 자신이 생각하는 해준에 대해 "해준은 경찰로서의 품위, 자긍심을 온전하게 잘 지켜왔던 인물로 시작한다. 시경 사상 최소 경감으로 열심히 성과를 내면서 살아왔던 인물이다. 본인만의 루틴이 있었지만 서래를 만나면서 감정의 파도가 펼쳐진다. 감정의 고저가 마치 잔잔한 물가에서부터 파도로 번지는 거다. 이 모든 건 서래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헤어질 결심 박해일 / 사진=CJ ENM 제공


박해일은 시나리오를 처음 본 소감에 대해 "감독님의 전작들이 강한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관객이 직접 가까이 다가와서 살펴보게끔 한다. 이에 시나리오가 잘 읽혔고, 감독님이 좀 더 담백하고 새로운 결의 영화를 선보이려고 하는 구나란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헤어질 결심에 대해 "수사극이란 테두리 안에서 멜로, 로맨스 사이에 박찬욱 감독의 색깔을 화학 작용을 시켜 재밌는 영화가 나왔단 생각이 든다. 직접적인 관계 표현을 에둘러 표현하는 것의 좋은 실례가 되기도 한다. 진짜 감정을 드러내고, 진짜 감정을 알기 위해 감정을 던져보는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촬영하면서도 익숙한 것에 반대되거나 익숙함에서 틀어진 상황, 전복된 상황을 추구했다. 물론 현실적인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익숙한 걸 낯설게 표현했다. 이런 지점들이 감독님을 마술사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관객 입장으로서도 '헤어질 결심'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는 그다. 박해일은 "저도 한 명의 관객이다. 오로지 저만 재밌어서라기보다는 이상함이 동시에 전해지면서 익숙했던 이야기의 구조를 낯설고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질 것 같다. 그게 또 감독님의 특기"라고 밝혔다.

헤어질 결심 박해일 / 사진=CJ ENM 제공


박해일은 탕웨이와의 호흡도, 김신영과의 호흡에도 익숙함 속에 신선함을 느꼈다고 한다.

서래 역할을 맡은 탕웨이에 대해선 "집으로 저와 감독님을 초대해 첫 만남을 가졌다. 이전 떠올렸던 도회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수수했다. 여러 가지 모습을 갖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호기심이 생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리딩 하는 자리에서 탕웨이가 영어, 한국어, 중국어 버전의 시나리오와 세 가지 언어를 조합한 노트를 꺼내 펼쳐두더라. 그걸 보고 혼자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생각했다"며 "저와 함께 해야 하는 호흡이 길다 보니 옆에 있는 저로서도 만만치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마침 해준의 대사를 감정을 실어 녹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흔쾌히 해줬다. 저 역시 중국어로 녹음해달라 부탁했고 탕웨이도 흔쾌히 응해줬다. 신선했다"고 전했다.

후배 형사 역할을 맡은 김신영 배우에게도 감탄했다고 한다. 박해일은 "후배 형사로 고경표 배우 외에 또 누가 될까 궁금했었다. 그때 감독님이 김신영이 어떠냐고 던지셨고, 저는 속으로 어떻게 이렇게 기가 막힌 생각을 하셨지 싶어 속으로 무릎을 탁 쳤다"며 "김신영이 있어줌으로써 작품의 활기가 유지되는 것 같았다. 김신영은 개그맨이란 직함과 동시에 희극인이지 않냐. 작품 속 활기를 유지시켜줄 캐릭터였다. 또 NG도 없이 차분하게 본인 역할을 잘 소화해 놀랐다"고 밝혔다.

박해일은 끝으로 '헤어질 결심'에 대해 "관객분들을 제 경찰차에 태워 서래라는 속 깊은 섬으로 안내해드리는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준의 입장 밖에도 서래, 해준의 아내 입장으로 바라보며 여러 번 영화를 관람한다면 작품의 의미를 더욱 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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