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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수는 없다' 윤두준이 잡은 두 마리 토끼 [인터뷰]
작성 : 2022년 06월 27일(월) 11:07

구필수는 없다 윤두준 인터뷰 / 사진=어라운드어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4년의 공백기를 마친 '배우' 윤두준이 돌아왔다.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어느 수식어 하나 놓치지 않은 멀티테이너 윤두준의 귀환이다.

지난 2020년 4월 만기 전역한 윤두준은 최근 종영한 ENA채널 '구필수는 없다'(극본 손근주·연출 최도훈)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구필수는 없다'는 가족은 있지만 살 집은 없는 치킨가게 사장 구필수(곽도원)와 아이템은 있지만 창업할 돈은 없는 청년 사업가 정석(윤두준)이 티격태격 펼쳐나가는 생활밀착형 휴먼 코믹 드라마다.

윤두준은 4년 만의 복귀 소감에 대해 "부담이 있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난 뒤 말이 4년이지만, 엄청난 시간이라 촬영에 대한 걸 많이 잊어버렸던 것 같다"며 "'어떻게 촬영을 했었지'부터 많은 것들이 가물가물 했고, 걱정되고 무서웠다.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큰 상태로 작품을 시작했다"라고 털어놨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오랜만에 만날 대중의 반응도 신경 쓰였다. 윤두준은 "저의 기본은 그룹 하이라이트라 배우로서 입지가 사라지면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잊힐 거란 걱정이 아예 없진 않았다"며 "4년이면 트렌드도 많이 바뀌고, 제가 접해보지 못했던 장르도 생기다 보니 시청자분들의 눈이 그만큼 높아졌을 거라 생각했다. 제가 그런 부분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생각했다. 촬영하면서도 많이 물어보고, 여쭤보고, 도움을 받으려고 하다 보니 온전히 현장을 즐기진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윤두준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촬영할 당시엔 스스로에 대한 압박감에 쫓겨서 돌아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며 "나중에 마음 편하게 모니터를 하다 보니 아쉬운 것들이 보이더라. 그래도 아쉽다는 건 성장할 여지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많은 생각보다는 잘 기억해뒀다가 훗날 또 기회가 온다면 감사히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구필수는 없다 윤두준 인터뷰 /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윤두준이 연기한 정석은 20대 청춘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스타트업 CEO인 정석은 집안의 가세가 기울고, 믿던 이들이 떠나가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이다. 몇 차례 위기가 찾아와도 무너지지 않고, 또 한 번 사람을 믿고 일어선다.

자신이 해석한 정석에 대해 윤두준은 "처음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이랑 캐릭터를 만들어갈 땐 정석이 모난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대본이나 설정은 더 예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잘 나가는 스타트업 CEO였고, 본인의 재능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부자였기 때문에 힘을 받아 주변에 사람도 많은 인물이다. 그런데 한 순간에 뒤집어지면서 한 순간에 패닉감을 겪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변한다"며 "제가 고민을 했던 부분은 실제로 제가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보니 스스로의 경험에서 찾긴 무리였고, 하나하나 조금씩 맞춰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두준은 "작품을 시작할 땐 1부에서 16부까지 대본을 볼 수 없다 보니 처음 일부분만 보고 정석에 대한 틀을 잡아놨어야 했다"며 "그런데 도중에 바뀐 부분들이 많아서 제가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랑 시청자분들이 보신 정석은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2009년 그룹 비스트(현 하이라이트) 앨범 '비스트 이즈 더 베스트'(Beast Is The B2ST)로 데뷔한 윤두준은 정석을 통해 자신의 20대도 되돌아봤다. 이에 대해 그는 "저의 20대는 패기는 있었고, 겁은 없었다. 20대 초반에는 연습생 시절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실패를 겪어봤다"며 "데뷔를 하고 나선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게 제 마음가짐이나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또한 극 중 정석이 동네친구24 추억 라운지로 '어게인 2002'를 회상했다면, 윤두준은 자신의 신인 시절을 인생의 가장 큰 추억으로 꼽았다. 윤두준은 "비스트 '미스터리'(Mystery) 활동 시절이 많은 것을 바뀌게 해 줬다. '배드 걸'(Bad Girl)로 데뷔했지만 당시 엄청 '핫'하지도, 그렇다고 미적지근하지도 않았다. 엠블랙과 라이벌 구도였는데 신인이다 보니 유명하지 않았고, 팬분들도 많이 없었다"며 "당시엔 앨범을 내면 흥행 여부가 거의 결정났다. 소속사와 저희 모두 '끝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데뷔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았는데 주변 시선이나 피해의식 때문인지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때 '미스터리'로 활동을 하는데 그 노래가 너무 싫었다. 하지만 저희가 하고 싶은 걸 했다가 반응이 안 좋으면 어떡하냐. 그래서 회사 의견에 따라 울면서 결정을 했다"며 "그런데 활동 기간이 한 주, 두 주 지날 때마다 점점 객석 함성소리가 커졌다. 그제야 '이런 느낌이구나'를 느꼈다. 되돌아봤을 땐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고 감사한 노래였다"고 말했다.

구필수는 없다 윤두준 인터뷰 /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정석이 구필수 가족을 비롯해 천만금(박원숙), 오슬기(정다은), 최현수(김현명)와 함께 성장했듯이, 윤두준 역시 주변인들을 자신의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윤두준은 "저와 정석의 가장 닮은 점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다. 저도 덕분에 많이 성장했다"며 "하이라이트 멤버들도 모니터링은 자주 못 해주지만 지금도 서로를 봐줄 수 있다는 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소위 2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하이라이트로 활동한 윤두준은 어느덧 배우로서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과거 '아이돌 출신 배우'가 꼬리표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됐다. 현재 윤두준을 비롯해 아이돌 후배들 역시 활발히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윤두준은 "요새는 연기도, 아이돌 활동도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예전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제가 처음 할 때도 그랬다"며 "지금은 완벽하게 준비해서 나오니까 그냥 딱 그 인물로 봐주시는 것 같다. 선배 입장에선 둘 다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고, 응원의 마음이 크다. 하나만 해도 쉽지 않은데"라고 응원을 전했다.

가수,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윤두준인 만큼, 개인의 욕심도 커졌다. 윤두준은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욕심은 무궁무진하다. 힘이 닿는데 까진 다 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하나를 포기할 순 없으니까"라며 "양 쪽 다 10년 이상 해서 하이라이트도 소중하고, 드라마나 스크린 속 제 모습도 소중하다. 제가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그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런 부분들이 두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윤두준에게 '구필수는 없다'는 어떤 작품일까. 이에 대한 질문에 윤두준은 단번에 "쥐어짜 냈다"고 표현했다. 이어 "제 역량을 너무 잘 알아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 중간에 하이라이트 앨범도 병행하다 보니 스스로가 너무 대견했다"며 "'구필수는 없다'가 ENA채널 개국 드라마라 경영진 측에도 부담감이 있었을 거다. 저 역시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다. 열심히 찍었는데 많이 봐주셔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성공적으로 복귀작을 마친 윤두준에겐 다음 숙제가 주어졌다. 바로 그동안 윤두준을 표현해왔던 '바른 청년' 이미지다. 윤두준은 "그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저에게 한계가 느껴졌다. 차기작인 영화 '정직한 후보2'에선 그동안 맡아보진 못했던 악역을 표현하고 있다"며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언젠가 제가 깨야 하는 숙제다. 목표가 있다는 건 좋은 것"이라고 인사했다.

구필수는 없다 윤두준 인터뷰 /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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