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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장판' 불은 꺼졌지만…불붙은 뮤지컬계 민낯 [ST이슈]
작성 : 2022년 06월 27일(월) 11:01

옥주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뮤지컬 배우 옥주현과 김호영이 인맥 캐스팅 논란을 두고 한차례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화해로 사태는 일단락된 듯 보이나 오랜 시간 담아둔 뮤지컬계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25일 소속사 피엘케이굿프렌즈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김호영과 옥주현이 각자 일정을 소화한 뒤 어제 밤늦게 전화통화를 했다"며 "이야기를 통해 오해도 다 풀었고, 상호 간 원만하게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에서 비롯된 사태다.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에선 주연 배우로 옥주현과 이지혜가 더블 캐스팅됐다. 이후 일각에선 두 차례 엘리자벳으로 활약한 배우가 아닌, 옥주현과 같은 소속사였던 이지혜가 캐스팅 됨에 따라 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불을 붙인 건 김호영의 SNS 글이다. 김호영은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올렸고, 이로 인해 '엘리자벳' 인맥 캐스팅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후 옥주현이 김호영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사태가 확산됐다. 결국 뮤지컬 1세대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까지 나서며 자체 자정을 호소하며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 ▲스태프는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제작사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등을 강조했다.

이어 옥주현은 사과문과 함께 고소를 취소했다. 그러면서도 '엘리자벳' 캐스팅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역시 옥주현의 관여는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뮤지컬 엘리자벳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다만 해당 사태로 인해 뮤지컬계 인맥 캐스팅 논란은 오히려 불이 붙은 모양새다.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예술계에서 배우가 가진 티켓 파워를 무시하긴 어렵다. 상업적 흥행면을 고려했을 때, 인지도와 고정 팬층을 보유한 배우를 섭외하는 탓에 그가 내는 목소리를 무시하긴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배우 한 명이 캐스팅 보드를 좌지우지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무엇보다 1세대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던 남경주는 SBS 산하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와 인터뷰를 통해 "배우가 캐스팅에 관여하는 사례들이 실제로 존재했다"며 "앞으로는 이런 걸 계기로 서로 고유의 권한은 침범하지 말고, 서로가 맡은 일만 충실히 하는 게 좋은 공연 환경을 만드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소신을 밝혔다.

특히 1세대들의 입장문에는 차지연, 김소현, 정선아, 신영숙, 정성화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개인 SNS를 통해 지지의 뜻을 전했다. 이중에서도 이상현은 "이런 게 싫어 무대를 떠났다"고 고백하며 뮤지컬계 폐단을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옥주현의 갑질을 주장하는 폭로 글까지 게재되며 '스타 배우의 권력'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옥주현은 갑질 의혹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반박글까지 등장하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태 속 이젠 배우들이 직접 시스템을 둘러싼 폐단들을 지적하며 전반적인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연 이를 통해 공연예술계가 한차례 전환점을 맞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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