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박해일과 탕웨이가 사랑을 위해 '헤어질 결심'을 했다. 서로의 사랑을 숨기고, 의심하는 두 남녀의 수사멜로극 '헤어질 결심'이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찬욱 감독,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 57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 남녀의 숨겨진, 성숙한 사랑이야기
'헤어질 결심'은 두 남녀의 직접적이지 않지만, 여운이 남는 은근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박찬욱 감독은 "이전 영화들과 다르게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어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를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강렬한 감정보다는 은근한 숨겨진 감정에 집중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형편에 놓인 두 사람이 어떻게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 상대에게 드러내지 않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장르를 관객에게 맡기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런 류의 영화는 사실 흔하다. '헤어질 결심'이 완전히 어떤 장르에 속해있다고 생각하진 않다. 선입견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에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 탕웨이X박해일이 그리는 은근한 사랑
탕웨이는 남편을 잃은 아내 서래 역할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서래는 경험하는 삶 속에는 모든 것들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인물이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도 숨기고, 숨기는 것 자체를 표현해야했다. 또 감독님이 연출해주는 서래의 모습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어를 외워서 연기를 하는데 한계가 있어 최대한 서래의 감정을 표정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소리 없이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게 더 서래를 잘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엔 박해일과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형사 해준으로 분했다. "감독님이 제안하실 때 어른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 문장에서 '헤어질 결심'에서 표현해야 할 감정의 톤들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중점을 둔 점에 대해선 "형사 해준이라는 인물이 서래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직업적으로 진심으로 드러내 볼 수 없다. 때문에 서래를 의심하고, 서래의 진심을 파악하려고 하는 감정의 변주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 고경표·김신영, 박해일의 두 후배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 고경표, 코미디언 김신영은 박해일의 후배 형사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박찬욱 감독은 "고경표 배우는 '응답하라'에서 보고 눈여겨봤다. 캐스팅 단계에서 원했던 건 박해일이 연기하는 해준과 다르지만 유사한 면이 있는 후배를 출연시키고 싶었다. 선배를 존경하고 따르고 투덜대지만 키도 큰 사람을 쓰고 싶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김신영의 연기에 대해서는 칭찬을 쏟았다. 박찬욱은 "영화를 1부와 2부로 나눈다면 후배 형사 2명이 상반된 역할로 나온다. 때문에 초반에 나오는 고경표와 반대로 가고 싶었다"고 설명했
또한 "김신영은 '행님아' 때부터 팬이었다. 코미디언들은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한다는 확신을 갖고 캐스팅을 했는데, 실제로 너무 잘해줬다. 보배"라고 칭찬했다.
'헤어질 결심'은 2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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