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9·강원도청)가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썼다.
황선우는 21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7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데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1분42초21)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황선우는 지난 2011년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한국 선수로는 11년 만에 시상대에 오르게 됐다. 자유형 200m 기준으로는 2007년 멜버른 대회에서 박태환이 동메달을 수확한 후 15년 만의 메달 낭보다.
게다가 황선우는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본인이 작성한 한국 기록(1분44초62)도 0.15초 단축하며 '한국 수영의 희망'임을 입증했다.
첫 국제대회였던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 아시아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47초56)과 자유형 200m 한국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62)을 갈아치우며 혜성같이 등장한 황선우는 한국 경영 선수로는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진출했고 자유형 100m에서 5위, 200m에서 7위를 차지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주 종목도 아닌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신기록(1분58초04)을 세우는 등 생애 첫 5관왕과 함께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며 최소한 국내에서만큼은 '1인자'의 자리를 굳건히했다.
황선우의 성장세는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지난해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NA 경영 월드컵 자유형 200m에서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아부다비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는 메이저 국제대회 첫 우승과 함께 2016년 대회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 이후 한국 선수로는 5년 만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황선우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올해 9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기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대한수영연맹이 꾸린 특별전략 육성 선수단에 뽑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호주에서 6주 간 호주 출신 명장 이언 포프의 지도를 받았다. 황선우는 이 기간 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턴과 잠영 시 돌핀 킥 등 부족했던 부분을 채웠다.
성장을 거듭한 황선우는 마침내 이번 대회 결승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톰 딘(영국), 현재 세계 수영계의 최강자로 꼽히는 포포비치 등과 당당히 겨뤄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앞으로 세계 수영 무대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과의 대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감까지 쌓은 황선우의 시선은 이제 2024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로 향해있다. 황선우의 스승인 이정훈 수영대표팀 총 감독은 황선우가 은메달을 수확한 후 연합뉴스를 통해 "진짜 싸움은 올림픽에서다. 포포비치가 치고 올라왔으니 거기에 맞춰서 훈련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이상 한국이 수영의 불모지가 아님을 증명했다. 그가 남긴 발자취가 너무 강렬해서일까. 벌써부터 다음 올림픽이 열리는 2년 뒤 파리가 기다려진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