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칸 영화제에 초청됐던 '비상선언'이 천만 관객을 향해 달려간다.재난 상황 속에 깊이 있는 메시지와 감정선을 녹여 냈다. 여기에 리얼리티를 강조한 연출이 예고됐다. 이유 있는 자신감을 지닌 '비상선언'이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 호텔에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제작 MAGNUM 9)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재난 영화다.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 한재림 감독, 확신으로 만들어낸 '비상선언'
'비상선언'과 한재림 감독의 인연은 깊다. 그는 10년간 마음에 품어온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작품을 선보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시간 동안 확신을 갖게 된 한 감독이다.
한재림 감독은 "이 작품은 10여 년 전 의뢰가 왔던 작품이었다. 당시 이 작품의 설정, 기획이 좋았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감이 안 왔다. 그래서 그때는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작품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고. 한 감독은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대인공포증이 심하다. 인간이 갇혀 있는 상황 속에서 재난을 겪는다는 상황 때문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사회에서 크고 작은 재난들이 있었다. 그걸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르더라. 작품을 통해 할 말이 생긴 것 같았다"고 전했다.
전도연은 이러한 감독의 의도에 공감했다. 그는 "작품의 의도가 좋았다. 크고 작은 재난들을 겪으면서 상처를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더라. 그 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 감독, 작품성에 이끌린 대배우
화려한 출연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송강호를 필두로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감독들에 대한 신뢰로 똘똘 뭉쳤다. 먼저 송강호는 "한재림 감독과 세 번째 작품을 했다. 기본적으로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존경해 왔다"고 말했다.
이병헌과 김남길, 임시완은 한재림 감독과 첫 호흡을 맞췄다. 특히 임시완은 "시나리오 받고 한재림 감독의 작품이라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또 선배들 캐스팅을 듣고 이런 대작이 내게 들어왔단 생각에 놀랐다. 이후 감독님이랑 미팅이 잡혔다고 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캐스팅돼서도 안심이 안 되더라. 계속 의구심을 갖다가 첫 촬영을 했을 때 안도감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소진은 '더 킹' 이후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더 킹' 이후 만나게 됐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됐었다. 어떤 작품일까 궁금도 했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든 감독님이 풀어가는 연출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해준 역시 "감독님이 작품을 하신다고 해서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었다. 또 선배들도 하신다고 하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제 역할을 제가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 리얼리티 강조한 '비상선언'
'비상선언'의 강점은 리얼리티다. 특히 '비상선언'은 비행기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현실감 있는 탑승감을 선보이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재림 감독은 "비행기라는 공간이 웬만한 분들이 한 번쯤 타 본 경험이 있다. 이 비행기를 찍기 위해 넓히거나 변형하면 사실감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할리우드에서 비행기 세트를 직접 공수했다. 그들과 협력을 해서 우리 감정에 맞는 데코를 했다. 굉장히 사실감 있는 비행기를 만들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특수효과 업체와도 협력했다. 그는 "비행기 움직임을 카메라를 흔들어서 (표현)하기도 하지만 내부 의자와 캐비넷의 움직임을 못 잡았다. 그래서 한국 특수효과 업체와 협업했다"며 "승무원들이 와서 봤는데 실제 비행기 움직임과 똑같다고 하더라. 사실감 있게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현실감 가득한 연출의 목표는 공감이다. 한재림 감독은 "실제 재난들이 한국에 많았다. 이를 겪고 지켜본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 있다. 다만 특정한 사건을 묘사하려고 하지 않았다. 재난과 싸우는 인간들의 갈등, 이를 이겨내는 순간, 재난에 패배하며 겪는 아픔 등을 그려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재난을 그저 엔터테인먼트 한 이야기로 다가가지 않으려고 했다. 관객들에게 남는 인간성, 인간으로서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의미를 담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깊이 있는 이야기, 대배우들의 열연, 리얼한 연출이 담긴 '비상선언'의 목표는 천만 관객이다. 전도연은 "당연히 천만 넘는 영화 아닐까"라며 "그렇게 생각했고,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상선언'은 8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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