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유희열, '표절 딱지'가 치명적인 이유 [ST포커스]
작성 : 2022년 06월 16일(목) 17:08

유희열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유희열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표절 의혹 제기 과정이 공개되며 대중의 실망감이 높아지고 있다. 추가 표절 의혹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유희열은 14일 소속사 안테나를 통해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가 있었다.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쿠아'와 '아주 사적인 밤'은 거의 '복사본' 급의 비슷한 진행을 보인다. 두 곡은 약 8년의 간격을 두고 있다. '아쿠아'는 2013년 12월 5일에, '아주 사적인 밤'은 지난해 9월 29일 공개됐다.

'아주 사적인 밤' 발매 직후부터 유희열의 표절 의혹이 왕왕 일었지만 유희열 측은 어떠한 피드백도 하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아주 사적인 밤' 발매 이후 무려 9개월 만에 해당 곡이 표절임을 인정한 셈이다.

뒤늦게 내놓은 유희열의 사과 입장 역시 찜찜함을 지우기 어렵다.

우선 유희열은 '표절'이라는 단어 대신 "유사하다"는 말로 표절 논란에 대한 무게감을 교묘하게 줄이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더하여 "무의식 중에 남아 있었다"며 표절에 어느 정도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모습도 내비쳤다. 스스로 창작자면서 '표절'이라는 사태를 너무 가볍고 쉽게 넘기려는 태도라는 지적이다.

또 해당 의혹을 공론화한 제보자의 주장을 보면 유희열의 표절 인정 과정에도 의구심이 인다.

제보자에 따르면 약 5개월 전, 소속사 안테나에 메일을 보냈고 유희열의 유튜브 채널에 댓글로 해당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메일 답변은 없었고, 해당 댓글은 '숨김' 처리 됐다.

결국 제보자는 원작자에게 연락해 "표절로 의심되나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유희열의 생활음악'이 음반으로 발매되지 않아 문제를 덮었다고. 하지만 유희열이 정식으로 LP를 발매한다는 소식을 전해 사건의 전말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희열은 이에 대해 "유튜브 댓글로 몇 주 전 유사성을 말씀해 주셨지만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고 오해가 발생했다는 점 말씀을 드린다. 또한 공식 이메일로도 제보를 해주셨다는 말씀에 사과와 함께 앞으로 더욱 잘 체크하고 살피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개월간 이어진 표절 제보에 입 다물던 유희열이 갑자기 대응을 한 것과, 해당 상황을 그저 "오해"라고 퉁치듯 넘기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유희열과 소속사가 정말 해당 상황을 몰랐던 거냐는 의심까지 나온다.

유희열은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것은 물론,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JTBC '슈가맨' '싱어게인' '슈퍼밴드' 등 수많은 음악 예능에서 진행자와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활약해왔다. 음악적인 지식도 적잖이 뽐내왔다.

그런 그에게 '표절' 딱지가 붙었다. 창작자로 명성을 높여왔던 유희열에겐 가장 치명타일 법하다. 하지만 그는 프로그램 하차 등의 실질적인 책임을 지기보다는 표절의 무게감을 줄이고 자신의 이미지 추락을 막기에 급급한 모습만을 보였다.

문제는 '아주 사적인 밤' 외에도 유희열의 곡과 관련한 표절 의혹이 줄잇고 있다는 점이다. 표절을 잡아내기 위한 곡 비교 영상이 계속 나오는 형국이다. '아주 사적인 밤'은 유야무야 어물쩍 넘어갔지만 다른 의혹들은 어떻게 타개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영향력 있는 '뮤지션'으로 군림해온 유희열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