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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송강호, 칸 영화제 수상자의 묵묵한 발걸음 [인터뷰]
작성 : 2022년 06월 15일(수) 23:51

송강호 / 사진=써브라임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국내 최초 칸 남우주연상 수상자. 화려한 타이틀을 그를 수식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겠다 다짐하는 배우 송강호다.

8일 개봉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제작 영화사 집)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돼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송강호에게 칸 영화제는 감격 그 자체였다. 그는 "너무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기쁘다는 감정보다는 최고의 영화제에서 '브로커' 팀들과 이런 순간을 다같이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칸 영화제에서 가족과 기쁨을 함께 누리기도 한 그다. 송강호는 "누구나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에 대해 표현하고 싶을 거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귀한 자리에서, 가족들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게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송강호 / 사진=써브라임 제공


송강호가 가장 중요시하는 가족애. 이는 '브로커'에도 담겨 있다.작품에는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가족의 울타리를 깬 사람들이 가족이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중 송강호는 아이를 키울 적임자를 찾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역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상현 역을 신비롭게 표현하고 싶었단다. 그는 "상현의 전사는 짐작이 됐지만 그 자체가 궁금하다든지 그걸 또 알고 싶다든지 하는 생각은 없었다"며 "상현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거나 정확하게 알고 싶지 않았다. 보시는 분도 그렇고 저 자신도 신비롭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송강호는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상현 역을 완성해냈다. 이는 송강호만의 강점이자 그의 특색이다.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과 호흡을 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송강호는 "가장 평범하고, 또 잘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님들이) 쉽게 찾아주시지 않나 생각한다"며 "영화라는 것이 우리의 삶, 우리의 이웃, 우리 자신을 표현하고 연구하는 작업이라면 평범하게 생긴 사람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에서 송강호는 일본 거장인 고레에다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고레에다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5년 전 감독님을 만났을 때부터 이분의 심성 등이 참 인상적이었다. 참 덕장이시구나 싶었다. 지장, 용장일 수 있지만 정말 인격적으로 깊이와 어마어마한 철학으로 무장된 덕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장도 정말 예상대로였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물어보시더라. 소통을 하는 것이 놀라웠다. 권위나 이런 것들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친구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했던 현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송강호 / 사진=써브라임 제공


송강호는 1990년 연극으로 데뷔했다. 이후 명품 조연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필모를 쌓아온 그는 국내와 해외에서 연기를 입증받은 대배우가 됐다.

화려한 수식어들에 따른 부담감도 물론 있다. 송강호는 "새로운 영화에 대한 기대가 있을 텐데 대중, 팬들에게 잘 전달될까 하는 생각들로부터 부담이 된다. 성공할 할 수도 있으나 아쉬운 결과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부담감의 극복 방법을 찾으려 지금까지 노력 중인 그다. 송강호는 "스스로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되는 듯싶다. 배우라는 직업이 단거리 주자가 아니다. 아주 짧은 시간에 결과를 낼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자연인으로서, 배우로서의 인생이 같이 가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늘 하려고 애를 써왔다"고 말했다.

단거리 주자가 아니기에 페이스 조절은 필수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먼 미래를 향해 달려갈 그다.

그는 "영화라는 작업은 관객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항상 좋은 작품을 통해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게 유일한 목표"라며 "그 과정에서 출품을 하게 되고 수상을 하게 됐다. 너무나도 감사하지만 수상이 목표가 될 순 없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칸에 간 적은 없다. 앞으로도 제게 배우로서 수상이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겠지만 그 전후가 달라질 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강호는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 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늘 예의주시하고 격려해주시고 질책해주시던 영화 팬들에게 모든 영광과 기쁨을 바친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송강호의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드리겠다. 계속 성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송강호 / 사진=써브라임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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