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김영대가 첫 주연 신고작을 무사히 마쳤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다음 발걸음으로 향하는 확신만큼은 단단히 배운 그다.
김영대는 데뷔 5년 만에 tvN 드라마 '별똥별'(극본 최연수·연출 이수현)로 첫 주연을 맡았다. '별똥별'은 하늘의 별과 같은 스타들의 뒤에서 그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리얼한 현장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첫 주연 소감에 대해 김영대는 "제 시기에 가장 적합한 선물 같다. 그 의미가 굉장히 부담이 컸던 건 사실인데, 그 부담감이 점차 즐거움으로 바뀔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모난 분들이 없으셨고, 좋은 스태프분들과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다. 현장에서 에너지를 받다 보니 조금씩 연기가 편해졌다. 저한테는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대가 맡은 인물은 극 중 스타포스엔터테인먼트 간판 배우인 공태성이다. 공태성은 인성, 재력, 외모, 능력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그야말로 톱스타들의 톱스타로 꼽히는 이른바 '사기캐'다. 이제 막 신인을 벗어난 김영대에겐 다소 꿈같은 존재다.
이에 대해 김영대는 "초반에 연기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공태성의 톱스타로서의 면모가 저와는 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외적으로 대중들을 대할 때 스타로서 자질이 저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해서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별에서 온 그대' '최고의 사랑' '안투라지' 등 연예계를 다룬 이야기들을 찾아보면서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영대는 "감독님과도 많은 소통을 했지만, 가장 발전에 도움을 줬던 요인은 촬영장에 가니까 가장 근접하게 스타들이 있더라. 이성경 누나부터 이정신 형 등이 스타로서 많은 경험을 쌓아오신 분들이라 그분들이 실제로 촬영장에서 어떻게 행동하시고, 카메라 뒤에선 무슨 언행을 구사하시는지 많이 살펴봤었다"고 이야기했다.
별똥별 김영대 인터뷰 /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
다만 첫 주연인 만큼 성적표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었다. '별똥별'은 1.5%(닐슨코리아, 이하 유료 가구 기준)으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은 1.8%를 기록했다. 많은 기대가 있었던 만큼, 아쉬움도 남았다.
김영대는 "첫 회에선 시청률이 안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4회 정도에선 오를 줄 알았다. 근데 하나도 안 오르더라.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4, 5회 방영할 때쯤 태국에 화보 촬영 때문에 출장을 갔는데 현지 매체 쪽에서 저를 위해 엑스트라를 준비해두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실제 공태성이 된 것 같은 경험을 했다"며 "OTT로 유통돼서 많은 분들이 쉽게 봐주시고, 접근하기 좋으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별똥별'은 소속 배우와 홍보팀 팀장의 러브스토리가 주를 이루지만, 그 안엔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전반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배우를 꿈꾸는 연기자 지망생들의 풋풋한 모습부터 연예인을 둘러싼 루머와 안티, 사생활 폭로 등 연예계 이면에 숨겨진 다소 어두운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이는 연예인으로서 사생활 노출이 숙명이 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언급되자 김영대는 "공태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해봤을 땐 자리가 갖고 있는 권리에 대한 책임이 따르고, 그 책임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며 "어쩔 수 없이 갖고 가야 하는 숙명과도 같다. 다만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그 순간이 너무 힘들고 아프기만 하진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주제를 무겁게 본다면 한없이 무겁다. 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영대는 "늘 소속사 대표님께 말씀드리지만 저는 연예인 체질이 안 맞는 것 같다. 연기자로서 길을 가다 보니까 대중들과 소통하고, 팬분들과 교류하는 시간들이 그렇게 많지도, 기회가 잦지도 않다"며 "아직까지 팬분들과 대중들 대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쑥스러움도 많이 탄다. 원대한 목표로 '스타가 되겠다' 보다는 지금 같이 제가 하는 일에 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자리에 있기 바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별똥별 김영대 인터뷰 /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
이처럼 "연예인 체질이 아니"라는 김영대의 데뷔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중학교 시절을 중국에서 유학한 김영대는 대학교에서 산업무역학과를 전공하며 평범한 회사원을 꿈꿨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시작하게 된 김영대는 부모님께 2년의 휴학을 요청한 뒤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뛰어들었다.
이를 회상하던 김영대는 "계약하자마자 촬영장으로 가서 아무런 준비가 없이 시작하다 보니 반년 정도는 굉장히 재밌었다. 제가 연기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몰랐고 직업 체험을 하듯이 6개월이 지나갔다"며 "그때부턴 '연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진중함이 생기면서 책임감을 가져야겠더라. 그때부터 제 스스로의 부족한 면이 보이고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연기는 마지노선이 없더라. 불분명한 한계가 있어서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2년 정도 지났을 때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만나게 됐다. 그전까진 부모님이 연기를 그만두라고 하셨는데 그 이후로는 좋아하고, 응원해주셨다. 그 시점부터는 자퇴하고 제대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뒤늦게 시작한 연예인의 길이지만, 눈에 띄는 외모 탓에 조용한 학창 시절을 보내진 않았다. 김영대는 "사실 중학교 때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교문 앞에서 몇 번 명함을 받은 적이 있다"며 "이 길을 시작하면서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해보니 모든 게 새롭고 재밌다. 이전에 경험들 때문에 더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느덧 김영대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거쳐 지난해 자신에게 '2021 SBS 연기대상' 남자 신인 연기상을 안겨준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지나 '별똥별'에선 메인타이틀롤을 차지했다. 매 작품마다 점차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김영대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때까진 큰 심경의 변화 없이 흐르는 대로 지냈다. '펜트하우스'에선 워낙 훌륭한 선배들이 많이 나오셔서 급박하게 쫓기듯이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선배들에게 해가 되지 않아야 하고, 흐름을 망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도 컸고, 잘해야겠다는 압박감도 컸다"고 이야기했다.
일련의 시간들을 거쳐 만난 '별똥별'인 만큼 애착도 크다. 김영대는 "조금 더 연기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제가 편하게 연기해야, 보시는 시청자분들도 그렇게 느낀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카메라 앞에 서는 여유도 배우게 됐고, '별똥별'을 통해 제 색깔이 묻어있는 역할을 찾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김영대는 "공태성을 통해서 저만의 색깔이 있는 연기를 조금 찾은 것 같다. 어떤 연기를 하던지 그 연기를 하는 배우의 매력이 들어가 있으면 더욱 좋듯이, 그런 것들을 조금은 느껴본 작품"이라며 " 아직도 갈 길이 멀고, 성장해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포문을 튼 것 같다.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인사했다.
별똥별 김영대 인터뷰 /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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