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전 채우려 한다"
'흑곰' 박정교(43, 박정교 흑곰캠프)는 7월 23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굽네 ROAD FC 061에서 '김해 대통령' 김태인(29, 로드FC 김태인짐)을 상대로 은퇴 경기를 치른다.
박정교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로드FC 팬들에게 화끈한 경기를 선사해 왔다. 항상 즐거움을 줬던 박정교의 은퇴 소식에 많은 격투기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정교는 14일 로드FC를 통해 "특전사에서 나오면서 20전만 채우자고 한 게 꿈이었다. 7월 23일 시합까지 20전인데 그 전에 몸이 계속 망가지기 시작했다. 근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20전만 채우려 한다. 더 이상 몸이 버틸 수가 없다"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특전사 출신 파이터 박정교는 숱한 대결들 속에서 다채로운 공격과 불굴의 투지를 보이며, 상대를 꺾어 왔다. 열정을 불태운 수많은 명장면은 격투기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는 "기억에 남는 3개 시합이 있다. 'ROAD FC 015' 대회 때 존경했던 미노와 이쿠히사 선수와의 시합, 'ROAD FC 017' 김대성 선수가 일주일 만에 들어왔던 시합, 한국의 좀비가 됐던 김내철 선수와의 시합 이 3개가 제 머릿속에 제일 많이 남는다"며 "진짜 그때 시합은 열정으로 했으니까. 나머지 시합도 마찬가지지만 그 3개 시합이 가슴 속에 항상 남아 있다"고 숱한 대결 속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밝혔다.
함성으로 경기장을 채웠던 박정교의 은퇴전 상대로 김태인이 선발되면서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김태인은 아마추어 복싱 전적 15전 15승,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던 강자로 데뷔 이후 무패 행진하고 있다.
박정교는 "마지막 가는 길에 엄청난 선수를 보내 줬구나! 역시 대회사는 짱이구나 한편으로는 '나랑 비슷한 선수가 없었구나' 하는 그런 마음이다. 그냥 멋진 선수랑 마지막 길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김태인을 상대하게 된 소감을 말했다.
격투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온 박정교는 격투기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 왔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후배들을 생각하며 격투기 길을 걸어왔지만, 마지막 길에도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멈추지 않았다.
박정교는 "팬들이 없다면 본인이 누군지도 아무도 모를 거다. 어깨에 힘 좀 빼고, 케이지 위에 올라갔을 때만 프로 파이터지 케이지에서 내려오면 똑같은 사회 생활하는 사람들이자 그냥 평범한 인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는 "선배들이 잘하든 못하든 존중할 줄 알고 기본과 예의를 잘 지켜주고, 팬들을 위해서 멋진 시합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정교의 격투기 인생에는 항상 팬들이 옆에 있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출격하는 박정교는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정말 아껴주시던 한분 한분들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가장들 특히 쓰러지지 맙시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7월 23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지는 굽네 ROAD FC 061 대회 1부는 오후 1시, 2부는 오후 3시에 시작될 예정이며, SPOTV, 다음스포츠, 카카오TV,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생중계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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