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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마' 감독·작가 "팍팍한 세상 속 숨통 트였길" [인터뷰]
작성 : 2022년 06월 06일(월) 20:35

어겐마 이준기 / 사진=삼화네트웍스, 크로스픽쳐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어겐마' 감독과 작가진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오로지 이준기의 정의 구현이란 목표만 있었을 뿐이다. 이들은 답답한 현실 속에 통쾌함을 선사하며 흥행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최근 SBS 금토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이하 '어겐마') 한철수 감독과 작가 제이(유정수), 김율(김유리)은 스포츠투데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종영 소회를 전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인생 2회 차 열혈 검사 김희우(이준기)가 절대 악 조태섭(이경영)을 응징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한철수 감독은 '어겐마' 종영에 대해 "제작에 참여해준 모든 분들의 노력과 열정이 가져온 결과였기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제이 작가 역시 "제작진을 비롯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지난 가을부터 추운 겨울을 지나 올해 5월까지 촬영을 했다. 팬데믹 기간이었는데 무사히 방송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어겐마'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 덕분에 방송되는 내내 행복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어겐마 스틸컷 / 사진=삼화네트웍스, 크로스픽쳐스 제공


'어겐마'는 이해날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이에 부담감도 있었을 터다. 하지만 한철수 감독은 "원작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작품을 진행했기 때문에 부담보다는 든든함으로 작품에 임했다. 원작의 큰 줄기는 따라가되 중간중간 원작자도 아쉬워했던 부분을 수정 보완하는 작업은 쉽지는 않았지만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작 10권의 방대한 분량을 드라마 16부에 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허용되는 한 원작의 내용을 담으려 최대한 노력했고 거기에는 원작자 이해날 작가의 도움이 컸다"고 덧붙였다.

김율 작가는 "흔히 사이다 전개라고 하는 웹소설, 웹툰과 달리 드라마는 갈등과 대립을 고조시키고 풀어나가야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기존 독자들과 드라마 시청자 사이의 갭을 고민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16회라는 한정적인 시간 안에서 방대한 사건들을 압축하는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하여 자연스럽게 원작의 장점인 사이다 전개를 살리면서 드라마적 요소를 놓치지 않는 쪽으로 집필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작에서 김희우가 부동산을 이용해 부를 쌓는 이야기는 최소화했다고 한다. 제이 작가는 "회귀물에서 부동산이나 주식, 비트코인 같은 소재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였다. 집필 당시 한창 부동산 폭등기였고 청년 세대들의 '영끌', 벼락거지 등 자산 격차와 불평등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시기였다"고 밝혔다.

이에 "타인의 비극이 주는 기회를 이용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했고 환생한 김희우가 부를 쌓아나가는 과정보다 빠른 전개로 정의구현에 앞장서서 사이다를 날리는 것이 불필요한 비판을 피해 가는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차별화를 둔 이유를 전했다.

특히 '어겐마'는 영화 '극한직업'으로 유명한 이병헌 감독이 각색을 맡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제이 작가는 이병헌 감독에 대해 "대사빨이 참 좋았다. '어겐마'가 복수극이다 보니 분위기가 자칫 무거울 수도 있었는데, 적재적소에 감각적으로 대사를 수정해 신구조화가 어울리는 대사가 완성됐다. 한 수 배웠다"고 밝혔다. 김율 작가 또한 "각색된 대본은 한결 가볍고 위트가 넘쳤다. 대본 리딩 때 배우들이 빵빵 터지는 지점이 이병헌 감독이 다듬은 부분이더라"고 전했다.

어겐마 스틸컷 / 사진=삼화네트웍스, 크로스픽쳐스 제공


감독과 작가진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특히 김율 작가는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누군가 나서야 한다. '어겐마'에는 그 길에 선뜻 자신을 던진 김희우라는 영웅이 있었다. 팍팍한 세상이지만 드라마에서 정의로움을 실천하는 주인공을 통해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열혈 검사 김희우의 정의 구현은 '어겐마'의 핵심 메시지가 됐다. 한철수 감독은 "이전 삶에서 이루지 못한 목표를 향한 두 번째 도전이었기에 김희우에게는 한눈팔 시간과 여유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에 가장 신경쓴 지점에 대해 "오로지 절대 악을 응징한다는 주인공의 의지를 거부감 없이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자칫 로맨스로 흘러가면 이 작품이 의도하고자 했던 목표를 향한 주인공의 의지는 물론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인간 구원 나아가 김희우의 성장 의미도 퇴색된다고 생각했기에 이점을 배우들과 공유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는 열혈 검사 김희우로 분한 배우 이준기가 있었다. 한철수 감독은 "이준기는 멋진 배우이자 작품 내내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든든한 동료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무거워질 수 있는 현장을 늘 유쾌하고 즐거운 놀이터로 만들어줬고, 정확한 연출 의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연기 검증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했던 천군만마 같은 존재였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작가들에게도 이준기는 '대체불가' 배우였다고. 제이 작가는 "이준기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걱정했는데 감독님과 함께 촬영장을 즐겁게 리드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연기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김희우가 환생한 것처럼 보일 만큼 대체불가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김율 작가도 이준기에 대해 "최종화를 보고 이준기 배우에게 '이준기가 아닌 김희우는 상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캐릭터를 완벽 그 이상으로 소화해준 배우"라며 "작가가 배우를 신뢰할 때 대본이 더 활력을 갖기 마련인데 그런 점에서 저는 이준기라는 배우를 100% 믿고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어겐마'는 이준기와 배우들의 열연과 막힘없는 정의 구현 스토리로 호평받았다. 시청률도 성공적이었다. 9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고, 최고 시청률 12%를 기록했다. 최종화에서도 10.5%를 기록하며 금토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철수 감독 역시 '어겐마'가 인기를 끈 비결에 대해 "쉽고 속 시원한 전개에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김희우와 조태섭의 만남이 이뤄진 후반부는 두 인물 중 누구도 쉽게 허물어져서는 안 되게 밸런스를 조절해야 했기에 다소 흐름이 정체된 느낌이 있지만, 두 사람이 펼치는 두뇌 싸움에 시청자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신 게 끝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원작 팬들과 주변의 반응을 몸소 체험했다고 한다. 제이 작가는 "주변에서 재밌다는 응원과 격려를 많이 받았고, 실시간 댓글을 통해 인기를 실감했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율 작가도 "드라마 방영 중 실시간 톡방이나 갤러리 등도 자주 들어가서 반응을 봤다. 원작 팬들의 댓글들도 봤는데, 대본 집필 때 봤더라면 참고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내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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