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모든 것이 최상의 조합이다. 수사물과 로맨스가 어우러진 장르, 초특급 감독과 배우들의 '케미'가 예고된 '헤어질 결심'이다
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57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 심문 과정에서 벌어지는 수사멜로극
'헤어질 결심'의 장르는 수사멜로극이다. 수사물과 멜로를 넘나들며 신선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박찬욱 감독은 "어느 장르 한 쪽으로도 기울여지지 않으려고 했다"며 "어떤 분이 50%의 수사물, 50% 로맨스라고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길래 100%의 수사, 100% 로맨스가 더 낫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작품의 특징이자 핵심을 밝히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말장난이 아니라 (장르를)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수사고 어떤 관점에서 보면 러브 스토리"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가 용의자를 만나는 단계에서 용의자의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고 자료 조사를 하고, 미행하고 들여다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형사의 업무라는 것이 이 영화에서는 연애의 과정"이라며 "심문 자체가 긴 대화인데 여기서 보통의 연인들이 할 법한 일들이 다 벌어진다. 유혹과 거부, 밀당, 원망, 변명 등의 이야기들이 심문 과정에서 벌어지는 것이 특징이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박찬욱 감독X탕웨이X박해일의 초특급 만남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이 만났다. '헤어질 결심'으로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세 사람은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할 예정이다.
먼저 탕웨이는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제가 감독님께 처음 (작품)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됐다.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흥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천천히, 완전히 감독님 얘기 속에 진입할 수 있었다. 또 감독님, 작가님의 눈빛이 따뜻했다. 외국어로 연기해야 하지만 그 눈빛에 걱정이 없어지더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찬욱 감독은 "탕웨이의 한국어 완벽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억양과 발음이 우리와 다르다"며 "그런 말을 들으면서 한국 관객들이 한국어를 낯설고 묘한 인상을 받길 바랐다. 우리와 타자라는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해일 역시 박찬욱 감독과 호흡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감독의 팬으로 감독님과 작업하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간의 감독님 작품을 떠올리면 저라는 배우가 감독님의 영화에 잘 맞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제안받기 전에 몇 번 생각해보고 궁금했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좋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고 언급했다.
또한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이야기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수사극 안에서 멜로와 수사를 보여준다고 하니 궁금해지더라. 시나리오를 읽어 보니 감독님 그간 해오던 결과 다른 새로운 점이 느껴졌고 담백한 톤도 느껴졌다. 제가 도전해 볼 수 있는 지점들이 있더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 탕웨이 박해일 / 사진=방규현 기자
◆ 탕웨이X박해일의 연기 변신
'헤어질 결심'의 주역인 탕웨이, 박해일의 연기 변신이 펼쳐진다. 새로운 도전 속에서 매력을 발산하며 활약한 두 사람이다.
먼저 박해일은 변사자의 아내 서래 역을 맡은 탕웨이를 향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탕웨이가 곧 서래였다. 상대역 배우로 봤을 땐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 말했다.
이어 "탕웨이의 작품 중 '색계' '만추'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봤다. 두 작품에서 탕웨이의 매력은 내면의 단단함이다라고 생각했다. 가슴 속에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알 수 없는 표정, 눈빛들이 탕웨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작품에서 그 매력이 최대치로 확장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전의 캐릭터와 다른 것을 해 봐서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숨겨진 모습을 끄집어내 주셨다"고 전했다.
박해일은 예의 바르고 청결한 형사 해준 역을 맡았다. 그는 "제가 형사를 소화하기엔 잘 못할 것 같아 미뤘나 하는 생각은 했다. 이번에 제안받은 형사 캐릭터는 저한테 옷이 잘 맞을 거 같다는 예상을 했다. 그만큼 캐릭터가 남다른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탕웨이는 해준 역에 녹아든 박해일에 대해 "자기의 삶을 대하는 철학적인 분석이 느껴졌다. 박찬욱 감독님을 잇는 계승자가 아닌가 싶다"고 존경을 표했다.
이처럼 '헤어질 결심'은 어우러짐이 강점인 작품이다. 앞서 제5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해외를 들썩이게 했던 '헤어질 결심'이 한국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개봉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