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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어겐마'로 더욱 단단해지다 [인터뷰]
작성 : 2022년 05월 28일(토) 00:01

김재경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김재경에게 연기는 삶의 나침반이다. '어겐마'는 그를 단단하게, 올바르게 이끌었다.

김재경은 2009년 걸그룹 레인보우 리더로 데뷔했다. 이후 2016년 그룹 활동을 종료하고 배우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고결한 그대' '라이프 온 마스' '배드파파' '초면에 사랑합니다' '악마판사' 등에 출연하며 주조연 가릴 것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다양한 역할을 만나왔던 김재경이 SBS 금토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극본 제이·연출 한철수, 이하 '어겐마')로 한 층 성숙된 연기를 선보였다.

김재경은 먼저 "아직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현장에서 느꼈던 즐거움이 너무 컸다. 그 현장을 또 느끼고 싶은 아쉬움이 커 끝나는 게 더욱 아쉽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어겐마'는 인생 2회 차 열혈 검사 김희우(이준기)의 절대 악 응징기를 담은 드라마다. 김재경은 정치부 기자 김한미 역을 맡았다.

김한미는 검사장 김석훈(최광일)의 혼외자로 학창 시절 일탈을 일삼았으나, 김희우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인물이다.

김재경은 김한미와 자신의 비슷한 지점에 대해 "청개구리 기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 중 김한미는 아버지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살게 된다. 때문에 하지 말라는 걸 더 한다. 저도 그랬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전 과감하게 논 적은 없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하고, 한 번 믿음을 쌓은 상대와의 의리를 지킨다는 점이 특히 닮았다"고 덧붙였다.

김재경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김재경은 캐릭터 연구에 대해 "성장 과정에 집중했다. 김희우에게 좋은 영향을 받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정선에 최대한 집중했다고. 김재경은 "김한미는 아버지의 그늘 안에서 억눌리며 살았기에 반항심을 밖으로 표출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김희우를 만나 인생에 자극을 받는다. 공부라는 걸 하게 되고 억눌러졌던 에너지가 자신의 꿈을 위한 원동력이 된다. 이후엔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가 돼 나중엔 억압됐던 진심을 터트린다. 그런 게 바로 김한미의 인생이었다"고 밝혔다.

김재경은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는 쉽지 않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매력적이었다. 또 대본을 점점 읽다 보니 생각보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이 더 이상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미의 서사를 단계별로 표현할 수 있었고, 회차마다 서사가 쌓여나가 연기하기 수월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자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김재경은 "기자는 데뷔하는 순간부터 자주 접한 직업이라 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기자를 했던 친구가 있어 얼마나 힘든지 익히 듣기도 했다. 그래서 힘든 점은 없었다. 오히려 김한미는 진실을 알려야 하고, 진실에 다가가야 한다는 욕망으로 가득 찬 인물이기에 그 욕망으로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한미는 자신이 아버지의 혼외자란 사실을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사건 해결의 결정타를 날리게 된다. 김재경은 "아버지의 비밀을 폭로한 죄책감과 슬픔보다는 진실을 알려서 정의를 해결하려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 그 마음으로 촬영했다. 감정적으로 슬퍼하는 건 김한미 같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한미는 김희우를 만나 성장하고, 우정이란 감정을 알게 된다. 김재경은 이 과정이 자칫 로맨스로 비칠까 봐 걱정했다고. 김재경은 "김한미는 사랑을 떠나 한 번도 진정한 우정을 겪어보지 못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김희우를 만나 '이 친구한텐 모든 걸 내어줘도 아깝지 않겠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다만 잘못하면 로맨스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때문에 그런 걸 한철수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고, 우정선을 잡아가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호흡을 맞춘 배우 이준기는 김재경의 롤모델이 됐다. 김재경은 "(이준기는)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카메라가 돌지 않아도 배우 한 명, 한 명 교감하면서 현장을 유쾌하게 만들고, 편안하게 해 줬다"며 "연기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법, 현장과 액션을 대하는 태도, 액션 등 배울 점이 너무 많았다. 나중에 액션 합을 맞춰보고 싶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재경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김재경은 아이돌 활동을 시작한 후 연기에 발을 들였다. 그는 "운이 좋게도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단막극, 예능 등 다양한 기회를 만나 연기를 해볼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팀을 위해 잘 해내야만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즐기지는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웹드라마를 하면서 연기가 재밌을 수도 있구나란 걸 조금 맛봤다. 특히 예능을 통해 만난 선배한테 연기 레슨을 받은 적이 있었다.
'모든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네 인생을 잘 공부하면 된다'고 하더라. 하지만 저는 제 인생을 공부한 적이 없더라. 저 멀리에 있는 나만 바라보고 지금의 저의 모습을 바라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계기로 김재경은 오롯이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연기에 더욱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그는 "나를 바라보는 것이 연기라면 평생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배역을 만나더라도 내 안에서 끌어다 쓸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 연기라는 걸 깨달았다"며 "압박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연기를 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침체기도 있었다. 김재경은 "더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서 여러 분야로 분산된 에너지를 연기로만 몰아보자고 결심했던 시기가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접하다 보니 연기가 침체되는 것 같았다. 다시 한번 원래 내 삶의 방식을 고수하되 연기로 데려오기 쉽게 살아보자 하니까 자연스럽게 극복해냈다"고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김재경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열정은 김재경의 삶에서 빠질 수 없었다. 그는 "한때는 좀 고민이었다. 연기에 도움 되는 열정이 아니라는 생각에 말이다. 바꿔 보려 했으나 바뀌지 않더라. 그래서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열정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연기자에 있어서 모든 경험이 소중하다. 최대한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연기에 대한 즐거움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김재경은 "지금 이 순간의 나에 대해 집중하면서 현재의 행복에 눈을 뜨게 된 것 같다. 예전엔 저 앞의 행복을 보게 됐다면, 이제 그걸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희우처럼 2회 차 인생을 살게 된다 해도 "지금과 똑같이 살 것 같다"고 확신했다. 그는 "지금 감사한 삶을 사는 것 같다. 만족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 하루하루가 행복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는 김재경의 삶이 단단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방향을 잡아준다. 연기에 대한 힘이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고, 연기에 제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한 '어겐마'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물음에 "김한미가 성장하듯 나도 모르게 김재경도 성장하게 해 준 드라마로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재경은 배우로서의 목표도 밝혔다. 그는 "배우로서는 늘 작품, 캐릭터로만 남고 싶다. 앞으로 '김재경인 줄 몰랐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작품을 하는 중이거나 끝나고 난 뒤에는 김재경이란 이름보다 극 중 캐릭터 이름으로 언급되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또 인간 김재경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김재경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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