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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그 자체"…영원히 기억될 故 강수연, 영면에 들다 [종합]
작성 : 2022년 05월 11일(수) 10:54

강수연 / 사진=강수연 영화인장 장례위원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배우 故 강수연이 영면에 들었다.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강수연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번 영결식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영결식엔 장례 고문인 김지미·박정자·박중훈·손숙·신영균·안성기·이우석·임권택·정지영·정진우·황기성, 장례 위원인 강우석·강제규·강혜정·권영락·김난숙·김종원·김호정·류경수·류승완·명계남·문성근·문소리·민규동·박광수·박기용·박정범·방은진·배창호·변영주·봉준호·설경구·신철·심재명·양윤호·양익준·연상호·예지원·오세일·원동연·유인택·유지태·윤제균·이광국·이병헌·이용관·이은·이장호·이준동·이창동·이현승·장선우·전도연·정상진·정우성·주희·차승재·채윤희·최동훈·최병환·최재원·최정화·허문영·허민회·홍정인 등이 참석했다.

영결식 사회는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 그는 "아직 전혀 실감이 나지 않고 있다.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했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이후 유지태를 포함한 영화인들은 강수연을 추모하는 묵념 시간을 가졌다.

이어 추도사가 진행됐다. 가장 먼저 김동호 장례위원회 위원장이 고인을 향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는 거냐"고 비통해했다.

그러면서 "2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명예를 지며 당신은 참 힘들게 살아왔다. 명예,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잘 버티며 더 명예롭게, 스타답게 잘 견디며 살아왔다. 당신은 억세고도 지혜롭고도 강한 사람이었다"며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지태, 김동호 위원장, 임권택 감독 /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유튜브


첫 번째 추도사 이후 고인의 소개 영상과 해외 영화인들의 추도가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특히 중국 배우 양귀매는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아직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당신은 최고의 영화 예술가이며 가장 친절하고 따듯한 친구였다. 신을 따라 아름다운 곳으로 가길 기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임권택 감독의 추도사도 이어졌다. 임 감독은 강수연과 영화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함께했다. 오랜 시간 강수연과 인연을 맺어온 임 감독은 "친구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다. 뭐가 그렇게 바빠서 서둘러 갔냐. 편히 쉬어라"고 말했다.

강수연의 후배 배우들도 작별 인사를 전했다. 먼저 설경구는 "저는 선배의 영원한 조수였고 선배는 저의 영원한 사수였다. 선배는 후배들부터 선배들을 모두 아울렀던, 또 그게 어색하지 않았던 거인 같은 대장부였다"고 말했다.

또한 설경구는 강수연에 대해 "소탈했고 친근했고 섬세했고 영화인들의 애정과 자존심이 충만했던 선배였다. 어딜 가나 당당했고 어디서나 모두를 챙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당당해서 너무 외로우셨던 선배님. 아직 할 일이 많고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은데 너무 안타깝고 비통하다"며 "선배는 별이 돼서 우리에게 빛을 주시고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언제든, 어디든 찾아와 다독여 주셔라. 행복해했던 촬영장 찾아오시고 극장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해달라. 나의 친구, 누이, 사부님. 당신이 보내주신 사랑과 배려, 헌신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눈물 가득한 추도사를 읽어나갔다. 그는 "언니 잘 가라.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의 마음 잊지 않겠다. 언니 목소리도 잊지 않겠다. 그리고 여기서는 같은 작품 못 했지만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같이 영화하자"고 말하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설경구, 문소리, 연상호 감독 /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유튜브


강수연의 유작이 된 영화 '정이'를 연출하게 된 연상호 감독도 고인을 추모했다.

연상호 감독은 '정이'에서 강수연과 함께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강수연은 그 자체로 한국 영화였다. 그 무거운 명예를 지는 것을 강수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얼마 전 저는 한국에서 새로운 장르인 SF물에 도전하게 됐다. 새로운 시도였기에 두려움도 컸다. 그때 머리에 떠올랐던 배우가 강수연이었다. 한국의 아이콘이자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졌던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용기를 내 강수연에게 전화를 걸고 몇 번의 만남 끝에 같이 해보자는 말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강수연의 유작이 됐다. 이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영결실이 끝나면 영원한 작별을 하고 다시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과 얼굴을 마주하고 강수연 선배와 함께 선보일 새 영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수연의 연기는 현재진행형"이라며 "한국 영화 그 자체였던 선배님. 저는 선배님 마지막 영화를 함께하며 이를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추도사가 마무리된 후 동료 영화인들은 잠들어 있는 강수연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강수연은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7일 별세했다. 영결식 후에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추모공원에서 발인이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공원이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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