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영화배우 강수연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강수연은 지난 7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55세.
고인은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7일 오후 3시 세상을 떠났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1969년 아역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1986년 영화 '씨받이'를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베니스 국제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2015년부터 2017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을 지내며 국내 영화인들의 귀감이 됐다.
드라마 작품에서도 활약했다. '여인천하' '문희' 등에 출연하며 2001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강수연은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약 9년 만에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정이'는 고인의 유작이 됐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자신의 SNS에 "(강수연 선배님은)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넷플릭스 역시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강수연이 금일 영면하셨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 주신 강수연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강수연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강수연을 애도했다.
강수연의 후배인 방송인 홍석천과 배우 김규리는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홍석천은 강수연 사진과 함께 "참 행운이었다.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안 돼서 수연 누나를 알게 된 건"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부산영화제 갈 때마다 '오늘 너무 멋지게 입었네. 와줘서 고마워' 하시던 누나의 웃음을 더 이상 못 보게 됐다. 전화라도 더 자주 드릴걸. 맛있는 거 같이 먹자고 나오라고 졸라댈걸. 어려워하지 말걸. 누나, 이따가 보러 갈게요. 아픈 줄도 모르고, 미안해요"라며 그리움을 전했다.
고인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랐던 김규리도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저는 영화 '화장'으로 영화제에 참석했었다"며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다.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생전 강수연의 미담도 전해졌다. 윤영미 아나운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의 단골집 주인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일화를 공개했다.
윤영미는 "종종 술을 마시던 식당이 장마로 물이 차 보일러가 고장 나 주인이 넋을 놓고 앉아있었다더라. 강수연이 들어와 연유를 묻고는 따지지도 않고 바로 수리비 600만 원을 헌사했다"며 "듣기로는 그도 당시 넉넉지 않은 사정에 온 가족을 부양하는 자리에 있었다는데. 참 통 크고 훌륭한 배우"라고 밝히며 그를 애도했다.
이어 배우 정보석, 이승연, 양익준 가수 윤종신 등이 SNS를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또한 고인의 빈소에는 영화인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 강남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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