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조아연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지난 2년 8개월 간의 아픔을 씻었다.
조아연은 8일 충청북도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670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44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낚으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조아연은 2위 이가영(10언더파 206타)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9년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승전고를 울린 조아연은 시즌 첫 승, KLPGA 투어 통산 3승을 신고했다.
조아연은 지난 2019년 임희정, 박현경, 이소미, 이승연 등과 함께 루키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어느 때보다 뛰어난 신인들이 많았던 2019시즌에서 2승을 수확하며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하지만 조아연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슬럼프에 시달렸다. 각각 톱10 5회를 기록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조아연은 이번 대회에서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리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날 조아연은 이가영, 이다연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조아연은 3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고, 이가영이 3번 홀에서 보기, 이다연이 5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한 사이 2타 차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이가영이 9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조아연과의 차이를 1타로 좁혔다. 조아연은 10번 홀과 11번 홀, 12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성공시켰지만, 이가영도 12번 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조아연을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조아연은 흔들리지 않고 타수를 지키며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반면 이가영은 13번 홀과 16번 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기록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여유를 찾은 조아연은 17번 홀에서 약 10m 거리의 롱 버디 퍼트를 홀안에 집어넣으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조아연은 "지난 2년 동안 우승이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갤러리 앞에서 좋은 경기로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 또 어버이날인데 믿고 기다려준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루키 시즌 2승을 수확했던 조아연이지만, 이번 우승은 지난 우승들보다 더욱 각별하다. 조아연은 "(신인 때 우승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신인 때는 첫 대회부터 우승을 했다보니 기뻤긴 했지만 정도가 다른 것 같다"면서 "힘든 시간을 버틴 후에 온 우승이라 더욱 뜻깊고 행복하다"고 이번 우승의 의미를 설명했다.
어버이날에 이룬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시상식에서 조아연은 부모님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기도 했다. 조아연은 "(2년 동안) 심적으로 힘들었고, 잘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아빠와 트러블이 참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가 한 걸음 뒤에서 믿어주고 이해해주셨다"면서 "스스로 해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줘서 고맙고, 미안하다. 또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직 정규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이가영은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 조아연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주 KLPGA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이자, 통산 네 번째 준우승이다.
유해란은 9언더파 207타로 3위에 자리하며 상금,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선두를 지켰다. 박지영은 8언더파 208타로 4위에 올랐다. 상금과 대상포인트, 평균타수에서는 유해란에 이어 2위다.
이다연은 7언더파 209타로 5위, 박채윤과 박주영은 6언더파 210타로 공동 6위에 랭크됐다. 박민지와 조혜림, 마다솜은 5언더파 211타로 공동 8위에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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