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어요"
국내 나들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아림이 소감을 전했다.
김아림은 1일 경기도 포천의 일동레이크(파72/668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2위 이가영(9언더파 279타)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중도해지OK정기예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019년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김아림은 K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김아림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KLPGA 챔피언십이) KLPGA 투어 대회 중에 가장 우승하고 싶은 메이저대회였다"면서 "전통도 긴 대회고, 항상 코스 세팅이 어려워서 우승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을) 이뤄서 영광이고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아림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전반 9홀을 돌았을 때도 선두와는 2타의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강풍에 흔들리며 타수를 잃는 사이, 김아림은 오히려 차분히 타수를 줄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아림은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3타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오늘 핀 위치를 보니 섣불리 가면 안되는 위치였고, 잘 지키는 선수가 잘쳤다는 이야기를 듣을 것 같았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포지션 플레이를 하는 작전을 세웠는데, 잘된 것 같다"고 우승의 비결을 전했다.
LPGA 투어에서의 경험도 도움이 됐다. 김아림은 "한국에서 플레이할 때는 일관성 있게 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했지만, 미국에서는 하나로는 안된다"면서 "그 경험이 오늘처럼 날씨와 핀 위치가 어려웠을 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아림은 또 "(LPGA 투어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가진 선수들이 옆에 있고, 그들을 빨리 카피해서 쫓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고진영 선수를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인터뷰도 찾아본다. 또 김효주 선수도 친구지만 항상 경기를 보고, 어떻게 항상 상위권에 있는지 연구한다. 넬리 코르다, 제니퍼 컵초(이상 미국) 선수도 살펴본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먼저 LPGA 투어에서는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김아림은 "아직 미국 코스에 대해 다 알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많은 시합을 소화해서 정보를 얻으면 내년 전망이 밝겠다고 생각했다"며 "올해 모든 시합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정보를 갖춘 상황에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이 있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는 US오픈을 꼽았다. 김아림은 지난 2020년 US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하며 미국 무대에 입성했지만, 지난해에는 컷 탈락의 쓴맛을 봤었다. 김아림은 "(다른 대회와는) 다르다. 내가 잘해야 하는 코스세팅"이라면서 "작년에는 한 대 맞았는데, 올해는 더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김아림은 흥겨운 동작과 리액션으로 갤러리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16번 홀에서 약 13m 거리의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에는 손을 치켜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김아림은 "내가 흥이 많은지는 잘 모르겠다. 좋은 샷이 나올 때는 기쁘고, 아니면 속상한 것은 똑같다"면서 "다만 다음 샷을 할 때 감정이 지속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때로는 흥이 많은 것처럼, 때로는 속없이 보일 때도 있겠지만 빠르게 리프레시하려는 나만의 방법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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