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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환의 찬란할 '봄날' [인터뷰]
작성 : 2022년 04월 28일(목) 12:03

정지환 / 사진=키이스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봄날을 꿈꾸는 이에겐 생기가 돈다. 배우 정지환도 그렇다. 미래를 그리는 눈은 반짝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정지환이다.

정지환은 영화 '봄날'(감독 이돈구·제작 엠씨엠씨)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봄날'은 한때 잘 나갔지만 현재는 집안의 애물단지인 철부지 형님 호성(손현주)이 아는 인맥 모두 끌어 모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부조금으로 한탕 크게 벌이려다 수습불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 스크린 데뷔작인 만큼 감회도 남다르다. 정지환은 "스크린을 통해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설렌다. 큰 화면으로 보이니까 잘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려움 반, 설렘 반"이라고 털어놨다.

정지환은 극 중 호성의 아들이자 무명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N포 세대 동혁 역을 맡았다. 정지환과 동혁은 닮은 점이 많다. 이들 모두 차분하고 묵직한 성격을 지녔다.

이돈구 감독이 동혁 역으로 정지환을 마음에 두고 있던 이유기도 하다. 전작에서 정지환의 차분한 이미지를 눈여겨본 이 감독은 직접 정지환에게 오디션을 권유했다. 정지환은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연습 끝에 동혁 역을 꿰찼다.

정지환 / 사진=키이스트 제공


정지환은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동혁을 완성해갔다. 그는 동혁에 대해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자라다가 아버지에게 억눌려 있던 게 많았던 인물이다. 또 누나 은옥(박소진)이 아무래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편이다 보니 본인이 나설 필요가 없던 친구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동혁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완급 조절이 필수였다. 정지환은 때론 감정을 억누르기도 하고, 꾹꾹 눌러 참아 왔던 감정을 터트리는 등의 다채로운 감정 표현으로 동혁을 소화했다.

감정을 터트리는 장면에서도 동혁에게 완벽 몰입하려 한 그다. 그는 "(아버지에게 소리치는 장면에서는) 머리가 하얘졌다. 힘들었던 과거, 유년기, 또 엄마와 누나를 떠올리면서 제발 적당히 하시라고 외쳤다"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이해도 되지 않고 아버지의 행동도 이해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말을 하면서도 불편했다"고 밝혔다.

신예 답지 않은 패기와 열연이 돋보였다. 그러나 정작 정지환은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제가 모니터링하면서도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움직였는지 알다 보니까 제가 의도한 것보다 덜 표현된 부분도 있더라"며 "그런 부분이 보여서 만족스럽진 못하고 더 많이 배워야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타이틀은 무겁다. 첫 도전이라는 무게감에 긴장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정지환은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긴장을 풀려고 하지 않고 그 상태를 그대로 느끼고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봄날'에는 정지환의 진심과 열정이 담겼다. 그에게 '봄날'이 남다른 의미로 기억될 이유다. 그는 '봄날'을 "계속 생각날 것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영화, 드라마를 찍더라도 '봄날' 촬영할 때의 온도, 공기가 다 생각날 것 같다. 오디션 볼 때부터 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정지환 / 사진=영화 봄날 스틸컷


정지환은 2016년 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로 데뷔해 '하이에나' '바람과 구릅과 비' 등에 출연했다. 데뷔작 이후에는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군 복무는 정지환이 연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시간이기도 하다. 그는 "군대에 있는 2년 동안은 제가 하고 싶은 건 모두 밖에 있어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제게 더 집중을 했다. 저라는 사람이 연기를 얼마나 더 좋아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 이 길을 가도 되는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고민은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정지환은 "연기는 제가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더라. 재밌고 좋은 일이라 계속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지환은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우다. 찬란할 봄날을 꿈꾸기에 무서울 것도 없다. "배우란 선택을 받는 입장이다. 오디션에서도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야 하고 대중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고 털어놓은 그는 "처음 오디션에서 떨어지고는 타격이 없었다. 그러나 이가 누적이 되니 어느 순간 자존감이 떨어지고 위축이 되는 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결국 답은 제 안에 있더라. 처음 배우를 꿈꿀 때도 거절당하는 게 두렵지 않았다"며 "두려워하기보다 제 안의 답을 찾으며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정지환은 "10년 후에도 제가 한 다짐들을 계속 실천해나가고 있으면 좋겠다. 또 연기 잘하는 배우가 돼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기파 배우에 이어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도 싶은 그다. 정지환은 "제가 조금씩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시며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신다. 사실 자랑스러워할 만한지는 잘 모르겠다. 얼른 더 노력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며 "어머니, 아버지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지환은 미래를 꿈꾸고 이에 대한 확신이 있는 배우다. 앞으로 그가 그려나갈 '봄날'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정지환 / 사진=키이스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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