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실화탐사대'에서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일명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를 추적했다. 故 윤 씨와 나눈 생전 통화 내용까지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21일 밤 방송된 MBC 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최근 검거된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와 내연남 조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시청률은 6.4%. 지난 회차 시청률 4.1%(전국가구수기준)보다 2%P 상승해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9년 6월 가평 계곡에서 벌어진 일로 이은해의 남편 故 윤 씨가 사망한 사고다. 수심 6m의 깊은 웅덩이가 있는 계곡에서 다이빙 대결을 하다 벌어졌던 사고로 알려졌으나 윤 씨의 가족이 이은해의 행적에 의아한 부분들을 지적하며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내연남 조현수가 사건 당일 함께했다는 사실까지 거론되며 해당 사건은 지난해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졌고 수면 위로 올랐다.
故 윤 씨는 대기업 연구원으로 연봉이 6천만 원에 달했지만 이은해와 결혼 후 신용불량자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해는 남편에게 여러 차례 거액을 요구했고, 파산한 뒤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고. 이렇게 이은해가 故 윤 씨에게 가져간 돈은 7억 정도로 추정돼 충격을 자아냈다.
또 이은해는 故 윤 씨와 혼인 관계임에도 내연남 조현수와 함께 하는 것은 물론, 故 윤 씨 앞으로 사망보험까지 들어놔 불편함을 더했다. 이은해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故 윤 씨는 보험을 낼 돈도 없었고 실효 위기도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지점도 실효되기 며칠 전 故 윤 씨가 사망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사망 보험금의 수령인이 된 이은해의 살인 의혹이 불거졌다. 이은해는 줄곧 억울함을 토로했으나 수사 중 잠적해 더 큰 의심을 샀다. 공개 수배령에 4개월여 간 도피 행각을 벌인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 19일 경기도 일산에서 결국 붙잡혔다.
그러나 이은해와 조현수는 수사에 응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 '실화탐사대'가 생전 괴로워했던 故 윤 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해 대중은 분노하고 있다.
생전 윤 씨는 이은해에게 "빚이 너무 많다. 회사 빚도 넘치고 지금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7, 8천만 원은 되는 거 같다. 좀 지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은해는 그런 윤 씨에게도 "나 정말 그만 만나고 싶냐"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밖에 故 윤 씨는 이은해에게 돈을 갖다 주기 위해 장기 매매 중개인을 찾기도 해 큰 충격을 전했다. 얼마나 큰 좌절과 처참함 속에 살아갔는지 고스란히 전해져 대중은 이은해와 조현수의 수사에 관심을 쏟고 있다.
더불어 이은해가 과거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에 출연했던 소녀라는 점이 밝혀지며 충격을 더했다. 당시 장애인 부모를 모셨던 이은해를 위해 제작진 측은 집 리모델링을 해줬다. MC였던 신동엽도 이은해를 기억하고 있었다. 신동엽은 "저 친구의 얼굴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러브하우스' 출연 가정 중 제일 기억에 남는 3번째 정도"라고 이은해에 대해 떠올렸다. 그는 "어린 딸이 장애가 있는 부모님을 살뜰하게 잘 챙겨서 '어떻게 이런 애가 다 있지', '가정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애가 이렇게 벌써 철이 들고 속이 깊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신동엽은 "그렇게 효녀였던 친구가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속으로 의아했다. 진짜 많이 놀랐다"며 "그 당시에 얘는 주변 사람들이 챙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실화탐사대' 내용을 보니까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어려운 환경에서 받았던 사람들의 호의와 사랑에도 끝내 피의자가 돼 버린 이은해 사건에 대중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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