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앵커'는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장르부터가 미스터리 스릴러 그 이상이다. 주인공의 이야기도 다채롭다. 단순히 성공한 여성의 삶을 다루는 것이 아닌 그의 이면까지 파고든다.
영화 '앵커'(감독 정지연·제작 인사이트필름)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그에게 벌어진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작품은 앵커 세라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방송국 간판 앵커지만 세라의 욕심은 끝이 없다.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조바심, 진짜 앵커가 돼야 한다는 엄마 소정(이혜영)의 압박이 욕심을 부추긴다.
이런 상황 속 그에게 한 제보 전화가 걸려온다. 제보자는 공포에 찬 목소리로 자신이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장난전화라 치부했지만 마음만은 불편하다. 결국 세라는 제보자가 전한 주소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제보자와 그의 딸 시체를 목격한다.
세라는 진짜 앵커가 되기 위해 사건을 직접 취재한다. 제보자의 생전 주치의였던 정신과 의사 인호(신하균)를 만나며 사건을 파헤친다. 그러나 그에게 기이하고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먼저 '앵커'는 미스터리 스릴러라 정의하기엔 아쉽다. 미스터리 스릴러부터 추리물, 공포 등 모든 장르를 포괄한다.
충격적인 사망 사건과 세라의 심리 묘사는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물과 가깝다. 이는 세심한 미장센으로 표현된다. 특히 거울 등을 통해 보이는 세라의 표정과 감정선들이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함을 자아낸다.
세라가 보는 환영을 통해서 공포물도 맛볼 수 있다. 소름 끼치는 효과음, 어두컴컴하고 위태로운 화면 등은 긴장감을 자극한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요소들도 종종 등장해 그 텐션을 유지한다.
주인공의 세라 이야기도 낱낱이 드러난다. 성공한 세라의 심리와 감정으로 속속들이 파헤치며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방송국 앵커인 그의 이면에는 예민함과 혼란이 가득하다. 이에 기인해 기이한 사건들도 벌어진다.
세라와 소정의 이야기도 단순한 모녀 관계로 그치지 않는다.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보편적인 모녀 관계 그 이상이다. 엄마는 딸을 통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하고, 딸은 이를 힘겨워한다. '사랑'을 넘어 '애증'이란 더욱 포괄적인 감정을 그리려 한다.
다채로운 장르와 감정선들은 배우들의 열연을 만나 더욱 빛이 난다. 주연 천우희를 필두로 이혜영, 신하균 모두 흠잡을 곳 없다. 눈빛만으로도 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한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오늘(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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