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박지영이 개막전의 아쉬움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했다.
박지영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파72/662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 이채은2(12언더파 276타)을 6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박지영은 시즌 첫 승, KLPGA 투어 통산 4승을 수확했다.
의미가 큰 우승이다. 먼저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의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고,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4라운드 72홀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3승은 모두 3라운드 54홀 대회에서의 우승이었다.
국내 팬들이 지켜본 가운데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도 무려 5년 10개월 만이다. 박지영은 지난 2016년 10월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당시 첫 승을 신고했는데, 이후 2승은 2018년 12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 3승은 지난해 11월 무관중으로 열린 S-OIL 챔피언십에서 수확했다.
무엇보다 큰 의미는 개막전의 실수를 스스로 극복했다는데 있다. 박지영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2022시즌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2타 차 3위를 달리며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챔피언 조에 편성된 최종 라운드에서 선전한다면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한 위치였다. 하지만 박지영은 당시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잃는 부진 속에 공동 29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개막전의 부진은 박지영에게 쓴약이 됐다. 박지영은 대회 첫날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출발은 좋지만 개막전처럼 되지 않도록 나만의 리듬으로 나만의 플레이를 하겠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박지영은 자신의 말을 지켰다. 이후 2, 3, 4라운드 모두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지영은 "친한 지인이 항상 뒷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는 정말 집중했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고, 그래서 그런지 너무 떨렸다. (우승을) 하고 싶었고 간절했다"고 평소와 달랐던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다시는 그런(개막전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면서 "1-3라운드를 워낙 잘했고 마지막 날 4타차 선두로 시작을 하는 만큼, 또 그런 일이 없도록 나만의 리듬이나 플레이를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개막전의 아쉬움을 해소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박지영은 이제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2022시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감이 좋아서 시즌 1승을 최대한 빨리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빨리 이뤘다"면서 "2승, 3승을 목표로 삼고 최대한 빨리 하고 다시 이 자리(우승 기자회견)에 오고 싶다"고 남은 시즌의 목표를 전했다.
새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한 박지영이 이 기세를 몰아 202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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