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가수 겸 배우 김세정이 20대 후반의 봄을 '사내맞선'으로 맞이했다. 그만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연기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배우 김세정은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SBS 월화드라마 '사내맞선'(극본 한설희·연출 박선호) 종영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앞서 김세정은 2016년 Mnet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아이오아이로 정식 데뷔, 구구단으로 재데뷔해 활동했다. 연기 활동에도 도전했다. 2017년 KBS2 드라마 '학교 2017'를 통해 연기에 입문 후 '너의 노래를 들려줘' '경이로운 소문'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사내맞선'은 얼굴 천재 능력남 CEO 강태무(안효섭)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 신하리(김세정)의 오피스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김세정은 극 중 강태무의 맞선녀 신하리 역을 맡았다.
'사내맞선'은 첫방 시청률 4.9%(닐슨코리아, 이하 전국기준)로 시작해 최종화에서 11.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국내뿐 아니라 넷플릭스에서도 스트리밍 돼 방영 당시 톱TV쇼 부문 글로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세정은 드라마 흥행에 대해 "글로벌 인기는 예상했던 부분이다. K-드라마는 대단한 사건을 이야기하지 않고 소박하고 작은 것들을 잘 다룬다는 게 강점이다. '사내맞선'도 그 부분들을 건들여주는 작품이라 예상은 했다. 다행히 국내랑 해외 모두 좋은 반응을 얻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김세정은 극 중 지오푸드 강태무 대표의 맞선녀 신금희이자 지오푸드 직원 신하리를 맡아 1인 2역 연기를 펼쳤다. 신하리는 친구 지영서(설인아)의 부탁으로 강태무와 맞선을 보게 된다. 하지만 회사 직원임을 들켜선 안 되기에 스타일을 바꾸고 신금희로 변장한다. 하지만 강태무에게 모든 사실을 들키게 된 후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부캐'와 '본캐'를 오가는 신선한 캐릭터였던 만큼 김세정은 도전 욕구가 일었다고. 그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 제가 워낙 건강한 이미지다 보니 휴머니즘적인 작품을 할 때가 많았다. '사내맞선'은 저의 밝은 이미지 외에도 보여드릴 수 이미지가 많은 드라마란 점에서 충분히 강점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1인 2역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첫 대본을 받고 금희와 하리를 모두 연기하기 쉽지 않겠단 생각을 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겠더라"라며 "톤도 바꾸고 스타일링도 바꿨다. 많은 고민 끝에 강태무 앞에선 신금희이지만 자꾸만 신하리가 튀어나오는 연기를 하는 쪽으로 결정해 신하리란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세정은 서로 다른 매력의 신하리와 신금희를 사랑스럽고 밝게 그려냈다. 또한 로맨스와 코미디를 넘나드는 연기를 유려하게 소화해 '한국판 엠마스톤'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그는 "나만 알고 있던 별명이었는데, 모두가 알아주셔서 좋다"며 "받은 만큼 부담감과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로맨스 연기보다 코미디 연기가 어려웠다. 태무와의 첫 맞선 장면에서도 웃기기만 하지 않고 왜 이런 행동을 해야 하는 지 납득이 돼야 하더라"라며 "왜 이 장면에서도 웃음이 필요하고, 그 웃김 속에서 캐릭터가 매력 있는지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특히 김세정은 혹여나 과하거나 느끼해 보일 수 있는 장면들을 촬영할 경우, 더욱 신경 썼다고 한다. 그는 "걱정도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했다. 하리가 워낙 사랑스러운 아이라 조금은 행동을 크게 해도 이해되게끔 만들어가고 싶었다. 때문에 감정신에는 섬세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또 주변 인물들의 도움도 컸다. 제 연기를 받아주는 상대 배우가 저를 오버스럽게 보지 않고 하리 그 자체로 봤기 때문에 과한 캐릭터로 보이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태무라는 캐릭터를 많이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며 "안효섭 선배가 보여주고자 했던 태무의 모습이 뭐였을까라는 점을 최대한 빨리 이해하려고 했다. 단면적인 부분이 아니라 복합적 부분까지 태무의 속을 들여다보고자 마음가짐을 먹은 게 크다"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안효섭과 '하태 커플'로 풋풋한 로맨스 '케미'를 선보였다. 그는 안효섭 배우에 대해 "멜로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화제를 불렀던 장면들 중 애드리브로 구성된 장면이 많았다. 애드리브로 채울 수 있단 자체가 호흡이 잘 맞았다는 말이다. 안효섭은 배려심이 너무 좋은 배우라 하리라면 이런 상황이 불편하지 않을까란 점을 파악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기도 해 편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프러포즈 엔딩 장면 역시 모두 애드리브였다고. 김세정은 "태무와 하리에게 프러포즈라는 게 지나가는 하루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태무는 무릎을 꿇지 않았던 거고, 이후 반지를 껴주고 함께 벚꽃길을 걸어갔다. 수다를 떨면서 걸어갔는데 제가 태무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못 들어 '사랑한다고 해봐요'라고 즉석에서 대사를 건넸다. 그게 방송에 나갔더라"라고 말했다.
특히 극 중 태무와 하리는 진한 베드신은 화제를 모았다. 김세정은 베드신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스킨십을 할수록 편해지긴 하더라. 부끄러운 부분은 솔직히 말씀드렸고, 연출적인 면에서도 배려를 많이 받았다"며 "베드신 역시 세정으로서는 놀라는 부분이겠지만 하리와 태무에게는 어색하지 않은 장면이다. 현장에서도 배려를 많이 받았고, 배우로서는 아쉬움이 전혀 없던 촬영이었다"고 확신을 표했다.
연기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세정은 "이전 작품에 보여줬던 캐릭터를 신경 쓰면서 연기하지 않았다. 저는 '떡볶이는 언제나 맛있다. 슬퍼도 맛있고 기뻐도 맛있다'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대한다.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이런 감정을 느낄 거라 생각하고 캐릭터에 서사를 쌓아가며 연기할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사내맞선'은 가수 김세정이 아닌 배우 김세정으로서도 각인될 작품이 됐다. 그는 앞으로 어떤 김세정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앞으로 저의 숙제인 것 같다. 어떠한 직업이 앞에 당연히 붙겠지만, 노래도 계속 부를 거고, 연기도 계속할 거다. 무대에도 계속 오를 거다. 무엇 하나 정해지지 않고 열심히 사는 김세정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아직 배우로서의 성장은 아직 멀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배울 것도 많기 때문에 아직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단계로 치자면 27단계만큼 온 것 같다. 성장은 더디지만 좀 더 열심히 하고 70단계 이상은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특히 김세정은 해당 작품을 통해 "드라마가 잘돼 이전에 해왔던 작품들이 다시 이슈를 받은 게 있었다. 여태껏 열심히 해오지 않았다면 이것들조차 이슈받지 못했을 거다. 지금 당장 알아봐 주시지 않아도 지금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인정받으니 지금 힘들다고 좌절하지 않아도 되겠더라"며 긍정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내맞선'은 청춘이었다. 20대라는 예쁜 나이에 이렇게 예쁜 순간이 기록으로 남았고, 결말까지 예쁘게 남았기 때문"이라며 "작품이 저의 20대 후반을 잘 열어줬다. 20대 초반은 아이오아이와 구구단이었다면 20대 후반의 봄은 무엇인가를 알려준 드라마"라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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