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장수연이 4년 7개월 간의 기다림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4승에 성공했다.
장수연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6395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2022시즌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26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장수연은 2위 이소미(8언더파 280타)를 1타 차로 제치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6년 2승, 2017년 1승을 수확했던 장수연은 4년 7개월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장수연은 지난 2016년 4월 이 대회(당시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공교롭게도 6년 만에 같은 대회, 같은 코스에서 또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또한 대회 사상 첫 다승(2승) 달성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날 장수연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1번 홀부터 버디를 낚은 장수연은 기세를 몰아 7번 홀과 9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며, 이소미, 나희원과 함께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하지만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이소미가 9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고, 장수연은 1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두 선수의 차이가 2타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장수연은 이소미가 14번 홀에서 보기에 그친 사이, 15번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다시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후 우승 경쟁은 장수연과 이소미의 대결로 좁혀졌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것은 장수연이었다. 장수연은 17번 홀에서 쉽지 않은 파 퍼트(3.7m)를 성공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이어 18번 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장수연은 이소미의 남은 경기를 지켜봤고, 이소미가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장수연의 우승이 확정됐다.
장수연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중간에 보기가 나와서 우승까지 못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다보면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쳤다. 그것이 우승을 만들어준 것 같다"면서 "첫 우승을 6년 전 이곳(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했다. 다시 우승을 하면 여기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게 이뤄져 감사한 날"이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힘든 부분도 있고, 혼자 생각도 많았지만 부모님과 가족, 스폰서가 있었기 때문에 버텼다"면서 옆에서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겨내고 우승까지 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수연은 "시즌 전 목표는 1승이었다. 이제 목표가 이뤄졌으니 2승에 도전하겠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이소미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였지만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종 라운드 한때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며 대회 2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뒷심 부족이 아쉬웠다.
유해란과 임진희는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위, 박결과 서연정, 인주연, 하민송은 6언더파 282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하나와 오지현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하며 생애 첫 승에 도전했던 나희원은 마지막 날 4타를 잃어,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1위에 그쳤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