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14인의 주연 라인업에 더해 노희경 작가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우리들의 블루스'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제주 앞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리들의 블루스'는 잔잔하면서도 익숙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9일 tvN 새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가 첫 방송됐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다.
이날 장사꾼 정은희(이정은)의 기상과 함께 제주 푸릉 섭섭시장의 하루가 시작됐다. 선장 박정준(김우빈)은 그런 정의희를 따랐고, 초보 해녀 이영옥(한지민)은 상군 해녀 현춘희(고두심)를 모시고 제주 앞바다로 향했다. 트럭 만물상 이동석(이병헌)은 자신의 트럭을 몰고 유유히 제주를 돌아다녔다.
같은 시각 에스에스은행 지점장 최한수(차승원)는 고향인 제주 푸릉지점으로 전근을 준비했다. 딸의 골프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최한수는 남모를 속앓이와 함께 고향으로 씁쓸하게 귀향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최한수가 마주친 이는 동창 정은희였다. 김팀장(김광규)으로부터 정은희가 제주를 주름잡는 이른바 '큰손'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한수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 씁쓸함을 느꼈다.
이와 함께 최한수의 귀향을 알게 된 정은희는 자신의 첫사랑인 그를 회상했다. 과거 정은희는 짝사랑 상대인 최한수에게 기습 뽀뽀를 했다. 이어 최한수는 자신이 정은희에게 강제로 뽀뽀했다는 오해가 생기자 "너도 좋아했잖아"라고 여유를 부렸다.
최한수의 복귀로 추억에 빠진 정은희와, 그런 그를 보며 자신의 처지에 한탄하는 최한수가 엇갈리며 본격적인 관계의 서막을 알렸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실제 제주를 배경으로 한다. 드넓게 펼쳐진 제주의 푸른 바다와 바닷속에서 펼쳐지는 해녀들의 일상, 만물트럭이 가로지르는 언덕 등이 화려한 기교 없이도 풍성한 영상미를 안겨준다. 극 중 배경로 선택된 '제주'의 매력이 톡톡히 드러나는 순간들이다. 여기에 제주 토박이 캐릭터들의 사투리로 현실감을 더했다.
풍경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제주를 주름잡는 장사꾼부터 만물 트럭상, 선장, 해녀, 평범한 회사원 등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자극적이거나 극적인 캐릭터 설정 없이 시청자들에게 다가온다. 캐릭터들이 가진 사연도 제법 현실적이다. 고참 해녀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초보 해녀, 억척스럽게 재산을 일궈온 여성 장사꾼, 기러기 아빠 등이다.
무엇보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14인의 주연진을 앞세워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이에 일각에선 14인이 차례로 등장함에 따라 옴니버스의 최대 약점인 에피소드 간의 단절을 향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하나의 에피소드가 전개될 때면 그 안에 다른 캐릭터들을 배치시켜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로 전환됐다.
장사꾼 정은희의 하루가 시작되는 경매장에서 선장 박정준이 등장하고, 그가 모는 배에 해녀 이영옥, 현춘희가 탔다. 또한 정은희는 이영옥에게 최한수와 추억을 털어놨고, 이 자리엔 박정준이 함께였다. 이어 박정준이 이영옥을 향해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두 사람의 향후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지폈다.
특히 '우리들의 블루스'는 반가움의 연속이다. 비인두암 완치 판정 후 6년 만에 복귀한 김우빈부터 2018년 tvN '미스터 션샤인' 이후 돌아온 이병헌, 2017년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에 이어 안방극장에 찾아온 엄정화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은 한지민의 해녀 친구 역할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들의 블루스' 1회에선 주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들 중 신민아, 김혜자, 엄정화, 기소유 등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과연 향후 펼쳐질 전개에서 이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