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초유의 '개막 연기 사태'를 극복하고 막을 올린다.
MLB는 8일 미국 일리노이주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밀워키 브루어스-시카고 컵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날은 이밖에 캔자스시티 로열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뉴욕 메츠-워싱턴 내셔널스, 휴스턴 애스트로스-LA 에인절스 등 7경기가 벌어진다.
보스턴 레드삭스-뉴욕 양키스, 시애틀 매리너스-미네소타 트윈스의 개막전은 눈과 비가 온다는 예보로 9일로 순연됐다.
우여곡절 끝의 개막이다. MLB 사무국은 지난해 12월 구단들과 선수노조가 노사 협약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모든 행정 절차가 중단됐다.
진통의 시간은 길었다. 부유세, 최저 연봉, 연종 조정 자격 전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풀 등 금액적인 부분에서 양측의 입장의 차이가 존재했다.
수차례 거친 협상에도 진전이 없었으나 양측은 지난달 11일 99일 만에 극적 합의에 이르렀다. 4월 1일로 예정돼있던 개막은 미뤄졌으나, 경기 축소 없이 팀당 162경기를 진행한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팬들의 기대도 크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영광의 자리'인 개막전 선발투수 명단이다.
오타니 쇼헤이 / 사진=Gettyimages 제공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오타니 쇼헤이는 MLB 진출 5시즌 만에 에인절스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이는 일본인으로서 7번째 기록이다. 오타니는 휴스턴의 프램버 발데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가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MLB 10년차에 접어든 다르빗슈는 통산 세 번째 개막전 선발 등판을 치른다. 맞대결 상대는 애리조나의 매디슨 범가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에도 눈길이 쏠린다. '괴물'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올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가 아닌 3선발로 시작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활약해왔으나 올 시즌은 팀의 강화된 전력이 한 몫을 했다.
토론토 선수단 / 사진=Gettyimages 제공
류현진의 활약에도 관심이 모이지만, 토론토는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MLB닷컴은 토론토를 아메리칸리그 구단 파워랭킹 2위에 포함시키며 LA 다저스를 위협할 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매체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조지 스프링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루르드 구리엘 주니어, 맷 채프먼이 기대에 부응한다면 다저스를 위협할 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이 그 중심에서 팀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현진 외에 타자 중에는 빅리그 2년차가 된 김하성의 활약 여부가 눈길을 끈다. 김하성은 첫 시즌이었던 2021년 117경기에 나서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OPS 0.622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은 타격에서의 아쉬움을 털고 시범경기 13경기에 나서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1홈런 5타점 OPS 1.072의 맹타를 몰아쳤다.
이미 수비에서는 검증이 끝난 김하성이다.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김하성이 시범경기의 기운을 이어가 빅리그 무대를 누빌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박효준(피츠버그)은 MLB 진출 7년 만에 개막 28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초고교급 타격으로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에 진출한 박효준은 2019년까지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지난해 7월 처음 빅리그에 데뷔한 뒤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된 박효준은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출전하며 기회를 노렸다. 이번 시즌에는 시범경기에서 7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는 등 타율 0.308을 기록해 개막 로스터에 진입, 새 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부상으로 83경기 출전에 그쳤던 최지만(탬파베이)은 올 시즌 풀타임을 노린다. 시범경기에서는 2안타(타율 0.111)에 그치며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으나 10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율 0.414를 기록했다. MLB닷컴은 "최지만이 부상만 없다면 올 시즌 많은 타석에 들어설 것"이라 평가하며 탬파베이의 개막전 예상 선발 타자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이밖에 MLB는 올 시즌 들어 새 노사 협약을 토대로 포스트시즌 출전 팀의 개수에 변화를 줬다. 리그당 5개에서 6개로 늘어 총 12개 팀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다.
먼저 양대리그 지구 우승 3팀과 이 3팀을 제외하고 가장 승률이 좋은 3팀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얻는다.
양대리그 지구 우승팀의 어드밴티지가 사라지고, 승률이 높은 두 팀이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로 직행한다. 나머지 한 팀은 와일드카드 라운드(3전 2선승제) 1번 시드에 배정돼 승률이 세 번째로 높은 팀(4번 시드)과 대결한다. 2번 시드와 3번 시드도 맞대결을 펼쳐 승리팀이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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