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그린마더스클럽'이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들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가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무엇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지 알 수 없는 애매한 설정들로 아쉬움을 남겼다.
7일 밤 첫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그린 마더스 클럽'(극본 신이원·연출 라하나)는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형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 일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꼬인 상황에 놓인 이은표(이요원). 일기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글이 아들을 통해 실수로 퍼지며 업계에서는 일을 할 수 없었다. 고학력, 고스펙자로 강단에 서고 있었지만 기회가 모두 박탈됐다. 업계에서 매장된 것.
또 교육의 메카 상위동으로 이사했지만 커뮤니티의 실세인 '타이거맘' 변춘희(추자현)와의 거듭된 어긋남으로 은연중에 따돌림을 당하게 됐다. 이사 직후 우연히 들린 빵집에서 컴플레인 중인 변춘희와 처음 마주했지만 빵집 입장에 손을 들어준 이은표. 변춘희가 누군지 몰랐지만 첫 만남부터 어긋났다. 또 이은표의 아들이 변춘희 딸의 바이올린까지 망가트리는 사고까지 치는데 이어 다른 교육관까지 두 사람의 관계는 꼬여만 갔다.
설상가상 상위동에서 이은표는 과거 복잡한 인연으로 얽힌 듯 보이는 서진하(김규리)와 마주하며 힘들어했다. 또 과거 자신의 연인이었던 루이(최광록)가 현재는 서진하의 남편이 된 것을 보고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은표에게 겉으로는 살갑게 다가가지만 뒤에서는 함께 찍은 사진을 찢어 버리는 등의 행동을 하는 서진하. 두 사람 사이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방송 말미에는 루이 앞에서 의식을 잃는 이은표의 모습이 그려졌다. 의식을 잃는 이은표를 안고 병원으로 향하는 루이의 모습을 지켜본 변춘희. 이들의 관계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린마더스클럽'에는 추자현, 이요원, 김규리, 장혜진, 주민경 등이 캐스팅되며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또 '스카이캐슬' '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학부형들이 극을 이끌어 가는 작품들이 크게 흥행한 만큼 '그린 마더스 클럽'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라하나 감독은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그린마더스클럽'만의 차별점으로 현실에서 있을법한 설정과 주변에 한 명쯤은 존재할법한 인물들을 배치했다고 알려 눈길을 끌었다. 또 K-학부형이 등장했던 작품에서 학부형들의 케미도 극의 흥미를 더했던 만큼 해당 작품에 출연하는 이들이 보여줄 케미에도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첫 방송부터 어떤 설정을 보여주고 싶은 지 알 수 없는 애매함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은표를 중심으로 학부형 변춘희와의 마찰과 긴장감을 그리며 초등 커뮤니티 속 이야기와 사연을 담은 이은표를 그리고 싶은 것인지 과거부터 얽히고설킨 사연을 갖고 있는 서진하와의 관계에 중점을 맞추고 싶은 지 애매한 설정이 이어졌다.
특히 내용상 과거 이은표의 연인 루이가 서진하와 결혼을 한 상태. 이들의 악연이 루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 같은 설정이 불륜의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편함도 전했다. 방송 말미 루이 앞에서 쓰러진 이은표, 또 그런 이은표를 안고 병원으로 향하는 루이의 모습. 한 동네 사는 친구의 남편이자 과거의 연인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의식을 잃은 이를 안고 병원에 향하는 상황은 현실에서 발생할만한 설정은 아니었다. 성인 로맨스를 그리고 싶은 것인지 어떤 관계망을 그리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겉도는 전개여서인지 배우들의 연기도 크게 주목할만한 점이 없었다. 오랜만에 복귀한 이요원, 추자현, 김규리라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초등 커뮤니티 맘들의 케미도 기대했으나 내용상 이들의 케미를 느낄만한 구간이 없어 밋밋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러 갈등들이 발생되며 얽히고 설키는 전개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이는 '그린 마더스 클럽'. 복잡한 관계망들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첫방 이후 그 애매함이 흥미롭게 그려지길 바라본다.
'그린마더스클럽'은 매주 수, 목요일 10시 30분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