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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김지연이 가진 두 개의 이름 [인터뷰]
작성 : 2022년 04월 06일(수) 20:53

스물다섯 스물하나 김지연 보나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해 치열하게 달려왔던 우주소녀 보나의 이름 옆엔 어느덧 '배우 김지연'의 타이틀이 함께 따라붙는다. 당장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완벽한 성공을 꿈꾸기보단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싶다는 김지연이다.

지난 3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연출 정지현)는 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량 로맨스다. 김지연은 극 중 태양고 펜싱부 출신 펜싱 국가대표 고유림 역을 맡았다.

김지연은 대중에게 익숙한 '우주소녀 보나'가 아닌 '배우 김지연'으로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임했다. 김지연은 "고유림의 엉뚱한 모습이나 나희도(김태리)를 향한 날카로운 모습들은 저와 안 맞는 부분"이라면서도 "저는 유림이가 저여서 너무 좋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좋은 작품과,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일각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엔딩 추리에 대해 김지연은 "작가님이랑 배우분들이랑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해피엔딩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완결된 러브라인을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며 "하지만 작가님께서 '나도 저런 사랑이 있었지'라고 떠올리길 바란다고 하셨다. 그 얘길 듣고 보니까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을 회상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오래오래 마음에 남을 수 있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김지연 보나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주인공 나희도와 라이벌이자 절친으로 그려지는 고유림은 펜싱 천재다. 주인공 나희도의 실력을 뛰어넘는 유망주다. 이에 김지연 역시 직접 펜싱 훈련 장면과 경기 장면을 소화해야 했다. 김지연은 "국가대표다 보니까 기본 동작을 하는 것만으로는 되질 않더라. 선수처럼 보이려고 열심히 펜싱을 배웠다"며 "펜싱을 최대한 잘하고,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운동선수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 희도나 가족, 친구들, 백이진(남주혁)과 있을 때도 매번 다른 모습이 나오도록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극 초반부 고유림은 나희도를 향해 모질게 군다. 두 사람은 서로를 미워하고 상처 입히면서도, 마침내 마음을 열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된다. 김지연은 두 캐릭터의 관계성에 대해 "감독님, 작가님과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감독님은 초반부에 유림이의 진심이 잘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유림이가 희도에게 모질게 굴고, 최대한 덜 표현하고, 무덤덤하게 보이려고 했다"며 "한편으로는 유림이가 희도를 향한 진심을 숨기기 위해서 모진 말들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에 희도를 향한 감정들이 어려웠다. 짊어지고 있는 짐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 이런 것들이 모여 희도에게 모진 말을 내뱉게 됐다. 그런 장면들을 연기하며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털어놨다.

고슴도치 같았던 고유림은 중반부에 접어들며 나희도와 오랜 시간 PC통신을 통해 채팅을 나눠온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캐릭터의 관계가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김지연은 "라이더(나희도 채팅 닉네임)와 인절미(고유림 채팅 닉네임)가 각자에게 서로가 굉장히 큰 존재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절미는 나야'라는 한마디로 모든 게 용서되는 마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지연은 라이벌이자 절친 역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태리에 대해 "언니랑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며 "많은 걸 배우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평생 보고 싶은 배우"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김지연 보나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첫 회에서 6.4%(이하 유료 가구 기준)으로 출발해 최종회에서 11.5%로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주연으로서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다.

여기에 '현직 아이돌'이라는 김지연의 또 다른 타이틀은 무거운 날개가 됐다. 높이 날아오를 수 있으며, 동시에 많은 무게감을 안겨줬다. 김지연은 "이번 작품은 오디션을 보러 와달라고 연락을 받았었다. 무언가를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은 항상 있다"며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고 눈을 빛냈다.

올해 27살이 된 김지연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회상했다. 김지연은 "저의 21살은 치열하게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조급하고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다. '데뷔'라는 문턱을 넘기 위해 살았다"며 "25살은 앨범 활동을 연달아했던 시기다. 연습생 때부터 써머 스페셜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그 앨범이 나왔다. 그때는 행복하게 활동했던 것 같다"고 추억했다.

데뷔를 향해 달려왔던 치열했던 시기는 지났지만, 그렇다고 걸음을 멈추진 않았다. 김지연은 "전 한 가지 목표를 두고 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런 아티스트가 돼야지'라는 것보단 당장 주어진 일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것들을 제 능력치 최고로 끌어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울러 김지연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향해 "그냥 응원해주고 싶다. 너무 각박하게 살지 않아도, 재밌고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 있다"며 "저와 같이 소중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지연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제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그 메시지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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