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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던진 돌…MBC·임수향, 편성 겹치기 논란에 난처 [ST이슈]
작성 : 2022년 04월 06일(수) 10:59

임수향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SBS가 던진 돌에 가만히 있던 MBC와 임수향이 맞았다. 월화극 공백을 채우려던 SBS의 성급한 결정이 편성 겹치기 논란을 만들어냈다.

이번 겹치기 논란은 SBS의 독단으로부터 시작됐다. 최근 SBS는 갑작스럽게 5월 새 월화드라마로 임수향, 성훈 주연의 '오늘부터 우리는'(극본·연출 정정화)를 긴급 편성했다.

긴급 편성의 이유는 이렇다. 앞서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후속작으로 정해졌던 '소방서 옆 경찰서'가 故 이힘찬PD 사망사건 규명을 위한 노사공동조사위원회 조사로 촬영이 중단됐다. 이에 월화극으로 선보일 예정이었던 '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금토극으로 옮겨졌다.

이후 월화극에 공백이 생겼다. SBS의 선택은 OTT 공개 예정이었던 '오늘부터 우리는'였다. 그러나 이 마저 제작사의 사정으로 5월 편성으로 밀렸다. 또 다른 월화극 후보였던 '왜 오수재인가' 역시 촬영 일정이 원활하지 못해 방영 시기를 맞추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주연 임수향의 출연이었다. 임수향은 MBC에서 5월 27일 방송되는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의 주인공이다. 갑작스럽게 편성 겹치기 논란이 불거지자 MBC는 유감을 표했다. 예상치 못한 SBS의 결정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MBC 측 관계자는 6일 스포츠투데이에 "드라마 제작편수가 늘어나고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을 통해서 드라마가 방영되는 만큼 좋은 배우를 캐스팅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임수향은 자타가 공인하는 좋은 배우이며 저희 드라마에 꼭 필요한 배우라 캐스팅했다. 당연히 당사는 임수향 배우 캐스팅 당시 '닥터로이어'의 방영 일정을 이미 배우에게 고지했고 대외적으로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임수향이 아직 채널과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다른 드라마에 출연도 원하고 있어서 '닥터로이어' 촬영 중 최대한 배우 측을 배려해 다른 드라마 촬영일정도 고려하면서 어렵게 촬영을 이어갔다. 한마음 한뜻으로 '닥터로이어' 촬영을 하던 차에 타 드라마의 갑작스러운 채널 및 편성일정 확정 소식을 듣게 돼서 임수향 배우 못지않게 우리도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시청자들도 동일한 배우가 동시기에 다른 작품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혼란을 느끼실 것 같다. 업계에서도 주연급 배우를 이렇게 소비한 적은 없는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진=SBS, MBC 로고


MBC의 마음은 타들어가는데 SBS만 유유자적이다. SBS "4월 예정작이었기에 타 드라마의 편성 및 겹치기 출연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 드라마와 첫 방송일과 방송 요일, 시간, 작품 소재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문제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오늘부터 우리는'의 방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애꿎은 고래 싸움으로 제일 피해를 본 건 임수향이다. 자의가 아닌 방송국 간의 갈등으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 셈. 이와 관련해 임수향의 소속사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보통 방송사에서는 편성 겹치기를 피하는 것이 오랜 관례다. 다른 작품, 다른 인물로 연기하는 배우들과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를 위한 배려기도 하다. 그러나 SBS는 "몰랐다"며 편성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SBS의 이번 입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2년 전만 해도 SBS가 편성 겹치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한 바 있기 때문. 2020년 SBS는 예능프로그램 '트롯신이 떴다' 편성이 확정된 이후 TV조선이 '뽕숭아학당'을 동시간대 편성하자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당시 SBS 측은 "출연진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TV조선 측이 대승적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시길 당부하는 바"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MBC는 편성 겹치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SBS는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타 방송사를 향해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던 일은 과거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번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SBS다. 편성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거나 혹은 MBC와의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과연 SBS가 자초한 진흙탕 같은 편성 갈등을 원활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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