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배우 유연석을 움직이게 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익숙한 것을 색다르게 바라보며 연기 자극을 받았다. 그렇게 또 한 번 성장을 다짐한 유연석이다.
유연석은 최근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감독 드니 데르쿠르·배급 스튜디오산타클로스)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니싱: 미제사건'(이하 '배니싱')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신원 미상의 변사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 진호(유연석)와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 분)의 공조 수사로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다. 유연석은 극 중 전대미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 진호 역을 맡았다.
이번 작품은 국경을 초월한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프랑스 출신 드니 데르쿠르 감독과 우크라이나 출신 배우 올가 쿠릴렌코가 의기투합했다.
유연석은 해외 제작진들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먼저 그는 "올가와 감독이 한국에서 올로케이션 촬영을 한다는 걸 듣게 됐다. 이후 감독님이 한국에 들어오셨고 미팅에서 작품에 대해 얘기해며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프로젝트란 새로운 도전은 유연석의 구미를 당겼다. 그는 "올가랑 함께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또 개인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에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글로벌 프로젝트를 한다는 점이 끌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프로젝트인 만큼 다국어 연기는 필수였다. 유연석은 "올가와 주로 영어로 소통했다. 스태프를 통해 프랑스어를 통역해 소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월한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 강습에도 임했다. 그는 "원래는 영어를 여행을 다니며 할 수 있을 정도로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 주로 영어로 연기를 해야 했다"며 "당시 코로나가 시작된 상황이라 화상으로 영어 회화를 수강했다. 교재 대신 제 대본을 가지고 원어민 강사한테 자문을 구했다. '제대로 들리냐' '잘 이해되느냐' '내 감정이 느껴지냐' 등에 대해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유연석은 올가와 국경을 초월한 호흡을 뽐냈다. 올가와 호흡하며 글로벌 배우로서의 파워를 느끼기도 했다고. 그는 "올가가 워낙 글로벌하게 작업을 많이 하는 배우다 보니 처음엔 저도 낯설기도 하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걱정도 있었다"며 "그런데 올가가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도록 친근하게 맞아줬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배우가 왜 글로벌하게 작업할 수 있었는지 잘 알겠더라. 한국에 와서 격리를 하는 등 쉽지 않은 여건이었을 텐데 감독님, 배우들과도 소통하고 교류하고 신에 대해 대화하는 것들이 좋았다"며 "다양한 경험들이 있던 배우다 보니 그런 소통하는 데 유연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구축에도 남다른 공을 기울였다. 그는 기존의 형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는 감독의 의견에 따라 그만의 새로운 형사를 탄생시켰다.
그는 진호에 대해 "가죽자켓을 입고 다니든지 수염을 덥수룩한 느낌의 형사가 아니었다. 원래 형사의 꿈을 키웠다기보다 과거의 사연을 통해 형사가 된 케이스다"라고 설명했다.
스타일링에도 색다른 변화를 주려고 했다. 그는 "피부톤을 조금 어둡게 했다. 꾸며지지 않은 듯한 모습도 연출하려 했다. 그렇다고 해서 수염을 많이 기른다든가 항상 짧은 머리로 강한 인상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다"며 "감독님께서 알리와 만나 수사 과정을 거치며 형사에 대해 궁금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는 이미지의 모습이었으면 한다고 해서 그래서 말끔한 모습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배니싱'은 유연석에 색다른 경험이었다. 익숙했던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제작진들로부터 자극을 받기도 했다.
그중 인상 깊었던 점은 드니 데르쿠르 감독의 열정이었다. 유연석은 감독에 대해 "모니터석에 있지 않고, 작은 모니터를 가지고 다니며 현장을 계속 뛰어다니셨다. 또 바로바로 디렉션을 주시고 거기에 맞게 세팅하고 연기를 했다. 그래서 속도감 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 에너제틱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 거장들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작업하러 오시는 감독님, 올가가 어떻게 연출하고 연기를 해나갈지가 궁금했다"며 "말씀드린 대로 감독님은 굉장히 에너제틱했다. 올가는 코로나 시국에 혼자 한국에 들어왔다. 낯선 해외로 와 격리를 하면서도 개인 스태프를 따로 데려오지 않았는데 굉장히 강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것에 자극받은 유연석은 여전히 목이 마르다. 수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음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작품들 했지만 만약 작품을 더 이상을 못한다고 했을 때 여한이 없냐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다면 아쉬울 것 같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질문을 받았을 때 여한이 없다고 할 정도로 더 만은 작품을 해나가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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