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9년 동안 꾸준히 달려온 김민규가 '사내맞선'을 만나 빛을 봤다. 연기에 대한 열정, 도전에 대한 욕심을 품고 있던 덕분이다.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민규는 2013년 드라마 '몬스타'로 데뷔했다. 이후 '로맨스 특별법' '부잡집 아들'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퍼퓸'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예능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호구의 연애'에 출연해 연하남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그런 그가 '사내맞선'을 통해 배우 김민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사내맞선'은 얼굴 천재 능력남 CEO 강태무(안효섭)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 신하리(김세정)의 스릴 가득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다. 김민규는 극 중 강태무의 비서실장 차성훈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날 먼저 김민규는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서 잘 끝나 감사하다. 특히 기존에 연하남 이미지가 강해서 남성적이고 섹시한 부분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노력했던 부분들을 잘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다"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특히 '사내맞선'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첫 방송부터 시청률 4.9%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후 답답함 없는 내용 전개와, 유쾌한 연출력, 배우들의 '케미'로 최고 11.6%란 높은 성적을 기록,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김민규는 인기 비결에 대해 "첫 방송부터 재밌게 봤다. 사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연출이었다. CG 등 유치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너무 재밌다고 생각했다. 유치한데 재밌는 건 쉽지 않지 않냐. 눈도 즐겁고 맘 편하게 볼 수 있어 시간도 금방 갔다. 이런 점이 사랑해주신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가 연기한 차성훈은 프로페셔널한 비서이면서도 강태무에겐 속 깊은 형처럼 다가는 인물이다. 이에 김민규는 "'사내맞선'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굉장히 재밌게 읽었었다. 차성훈은 할 말 하는 웃긴 친구, 공과 사는 지키는 것 같은데 애매하게 줄을 잘 타는 캐릭터 같았다. 그러다 보니 실체화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에선 진지하고 목석같지만 강태무에겐 형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싶어 김민규표 차성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차성훈, 진영서(설인아) 커플은 메인 커플 강태무(신효섭), 신하리(김세정)의 인기에 버금가는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김민규는 "태무는 공동체라는 느낌이었다면, 영서는 제가 첫눈에 반한 사람이지 않냐.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반하고, 처음으로 선을 넘을 수 있게 해 준 존재로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태무, 하리 커플이 풋풋함이 무기라면 성훈과 영서 커플은 어른스러운 20대의 연애라는 점이 무기였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겪고 있는 20대 후반의 연애를 그려낸 점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성훈은 풀 정장 차림에 안경을 쓴 완벽주의자 캐릭터다. 특히 극 중 설인아와의 키스신에서 안경을 벗어던지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찾아봤는데, 제가 안경계의 한 획을 그은 안경남으로 불리더라. 부끄럽지만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안효섭, 김세정, 설인아와의 촬영은 즐거웠다고. 김민규는 "설인아, 김세정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안효섭과 저는 칙칙한 느낌인데, 두 사람은 밝고 텐션도 엄청 높다. 현장에 오면 서로 '자기야'하며 포옹한다. 그런 분위기가 현장에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현장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김민규는 막연하게 연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본 후 희열을 느껴 작품 속에 들어가고 싶었다고. 이후 단역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연기 생활 9년 차에 접어들었다. 고충은 없었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면 생각을 안 난다. 만약 작품 못하면 그냥 쉬면 되지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단역부터 시작해서 지금 '사내맞선'을 하기 전까지 굉장히 많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저한테는 그런 시간들과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에 차성훈을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기작에 대한 부담감 역시 "시청률을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다. 작품을 할 때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고, 어떤 도전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한다"며 "전작에서도 30대로 가고 있는 김민규로 보여드리고자 달려왔다. 도전하는 거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이후 들어가는 작품에 대한 부담이 안 된다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솔직히 전했다.
이어 "누아르, 사극, 코믹 등 색다른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다. '설강화'에서 보여드렸던 인물보다 센 캐릭터,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도 하고 싶다. 그렇게 스펙트럼을 점차 넓혀가고 싶다. 건물을 쌓으려면 토반을 든든하게 쌓아야 하지 않냐. 그렇게 토반을 쌓아가고 싶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렇게 김민규는 9년 동안의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에 "성장은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 멀었다. 내일보다 오늘 좀 더 0.1%로라도 성장하자고 생각한다"며 "특히 20대 때 보여드렸던 다른 차별된 점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남성스럽거나 중후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남다른 연기 열정만큼이나 목표에 대해서도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갖고 싶다. 대중들이 보셨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될 것"이라는 포부도 있었다.
끝으로 그는 "'사내맞선'은 저의 이미지 변신을 해준 작품이자 인생 처음으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라며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노력한 만큼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행복하게 촬영을 끝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바로 좋은 작품으로 뵙겠다. 이번에 김민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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