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시속 50km의 올드카는 느리지만 강력했다. 묘하게 중독성 있는 추격신과 깊은 가족애는 '스텔라'만 그려낼 수 있었다.
영화 '스텔라'(감독 권수경·제작 데이드림)는 차량 담보 업계 에이스 영배(손호준)가 최대 시속 50km의 자율주행차 스텔라와 함께 슈퍼카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배는 차량 담보 업계에서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직원이다. 하지만 절친 동식(이규형)에게 맡긴 서사장(허성태)의 슈퍼카가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범인으로 몰린다.
도망자 신세가 된 와중에 친아버지의 부고를 듣게 된다. 영배는 상속받을 유산이 있단 말에 고향집으로 내려갔지만, 남겨진 건 빚뿐. 어린 시절 가족을 버리고 떠났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만 강해진다.
그러다 우연히 차고에 버려져있던 아버지의 올드카 스텔라를 발견한다. 차도, 지갑도 빼앗긴 영배는 스텔라를 타고 서사장 패거리를 피해 동식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하지만 87년도식 스텔라를 타고 다니긴 쉽지 않다. 아무리 밟아도 시속은 50km인 데다가 멋대로 켜지는 라디오와 깜빡이, 자꾸 꺼지는 시동까지 고난이 계속된다. 영배는 과연 서사장 패거리를 피해 동식과 슈퍼카를 찾을 수 있을까.
스텔라 무비 스틸컷 / 사진=CJ CGV 제공
'스텔라'는 단순한 추격 영화가 아니다. 차를 소재로 가족의 소중함을 상기시켜 특별하다. 영배는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스텔라를 만나면서부터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에게 스텔라는 더 이상 이동 수단이 아닌 동반자가 된다.
영배로 분한 손호준의 연기는 자연스럽다. 특히 스텔라와의 호흡은 차가 마치 살아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몸을 내던져, 망가짐도 불사하는 코믹 연기도 압권이다. 여기에 이규형, 허성태와의 케미스트리가 작품의 맛을 더한다.
나름의 카체이싱 장면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른 추격극처럼 화려하고 빠른 속도감은 없다. 느리지만 어째서인지 잡히지 않는 스텔라와 트럭, 경찰차 등과의 추격전은 묘하게 통쾌하다.
또한 영화는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차를 타고 해안도로, 목장, 산과 논 등 곳곳을 누비는 영배 덕에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즐길 수 있다. 장면 연출과 함께 아날로그 감성을 소환하는 음악도 등장한다. 적재적소에 깔리는 8090 노래는 당시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한 마디로 통쾌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갖춘 영화다. 소재의 특별함과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서다. 동시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스텔라'가 과연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쏠린다.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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