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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우승 도전' 대한항공-'첫 챔피언결정전' KB손해보험, 5일 맞대결
작성 : 2022년 04월 04일(월) 13:40

대한항공 선수단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올시즌 프로배구 남자부의 왕좌를 두고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이 맞붙는다.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은 5일부터 3전 2선승제로 열리는 2021-2022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부터 꾸준히 봄배구 무대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조기 종료됐던 2019-2020시즌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한 것. 이번에는 통산 8번째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2021년 대한항공은 핀란드 출신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새롭게 손을 잡고 고공비행을 했다. 1라운드 2승4패로 6위에 머물렀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으며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레프트 정지석의 복귀와 더불어 10월 말 군 복무를 마친 센터 김규민이 허리 부상까지 털고 3라운드부터 코트 위에 오르면서 팀 전력을 끌어 올렸다.

코로나19 브레이크 기간은 팀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다. 당시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배구에 대해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했고, 점점 맞아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리그 재개 후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은 위기의 순간에도 승부처에서 서브, 블로킹, 공격 등을 성공시키며 강팀의 면모를 드러냈다. 시즌 초반 수비에 치중했던 곽승석의 공격력도 끌어 올리면서 완성도 높은 스피드배구를 선보였다.

정규리그 6라운드 들어 '원포인트 서버' 임재영의 서브가 터지기도 했다. 삼각편대 한 자리까지 맡기도 한 임재영은 정규리그 최종전인 삼성화재전에서 19득점을 올리며 포효했다. 이날 신인 센터 김민재와 레프트 이준, 정한용 등을 투입하며 대한항공의 미래들을 확인했다.

봄배구가 익숙한 대한항공이다. 선수들의 경험도 풍부하다.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 레프트 곽승석과 정지석, 센터 김규민과 진성태, 리베로 정성민과 오은렬 등 우승 DNA가 강한 선수들이다.

관건은 범실 그리고 상대 외국인 선수 케이타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정규리그 36경기 142세트를 치르면서 1003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은 단기전인 만큼 범실 하나로 인해 흐름이 바뀔 수 있다. 범실 관리가 중요하다.

또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케이타는 정규리그 득점 1위, 공격 1위, 서브 1위는 물론 디그 7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괴물’ 케이타를 어떻게 막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KB손해보험 선수단 / 사진=DB


KB손해보험은 창단 첫 정규리그 2위,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케이타와 함께 한 직전 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 기록, 4위 OK금융그룹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지만 패하면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KB손해보험은 1년 전 아쉬움을 씻고자 한다. 올 시즌 내내 "좋은 기회가 왔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KB손해보험 역시 베테랑 리베로 정민수가 군 전역 후 팀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민수가 든든하게 후위를 지키면서 시즌 초반 주춤하던 김정호도 안정을 찾았다.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뿐만 아니다. 정민수가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팀을 이끌어갔다.

부상 악재도 있었다. KB손해보험은 시즌 도중 우리카드와 트레이드를 통해 레프트 한성정을 영입했고, 12월 한성정이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코트 위에 올랐다. 이날 김정호가 발목을 다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동안 한성정이 한 자리를 그대로 지켰고, 홍상혁과 정동근 등이 번갈아 투입되면서 김정호 공백을 지우고자 했다.

버티고 버틴 KB손해보험은 김정호가 복귀 후 제 실력을 발휘했고, 4라운드 센터 김홍정의 부상으로 투입된 신인 센터 양희준이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비록 6라운드 대한항공전에서 패하며 선두 도약에는 실패했지만, 팀 창단 후 정규리그 최고 성적을 얻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KB손해보험은 3일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1 승리를 거두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안착했다. 김홍정의 활약이 빛났다.

후인정 감독은 "일단 선수들이 휴식을 잘 취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한항공과 경기할 때는 다른 건 필요 없다. 서브 공략이 중요하다. 서브에 따라 좋은 경기 혹은 나쁜 경기를 할 수 있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봄배구가 낯선 KB손해보험이다. 첫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주전 세터 황택의는 "꿈의 무대다. 챔피언결정전에 가면 긴장을 많이 할 것 같다. 열심히 해야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말리 폭격기' 케이타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올 시즌 케이타는 정규리그 6라운드 들어 2경기 연속 5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OK금융그룹전에서는 56득점을 터뜨리며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V-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도 갈아치웠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는 2014-2015시즌 삼성화재 시절 레오가 세운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깼다. 레오의 1282득점을 넘어 1285득점으로 새 역사를 썼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케이타가 유쾌한 세리머니를 선사할 수 있을까.

또 팀 리시브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서브 1위' KB손해보험의 매서운 서브가 통할지도 주목된다.

양 팀은 상대전적에서도 3승3패로 호각세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3, 4, 6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뒀고, KB손해보험은 1, 2, 5라운드에서 승수를 쌓았다. 5세트 혈투도 3차례 나왔다. 3라운드에 이어 정규리그 막판 5, 6라운드에서도 경기는 풀세트까지 이어졌다.

특히 6라운드 맞대결에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의 승점은 63점, KB손해보험의 승점은 61점이었다. KB손해보험이 승점 3점을 챙기면 선두까지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한항공이 3-2 신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은 케이타를 앞세워 공격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대한항공은 서브와 블로킹, 리시브에서 크게 앞섰다.

케이타는 올 시즌 상대전 공격점유율 63.26%를 차지했음에도 공격성공률은 50.66%로 높았다. 라이트 케이타에 이어 레프트 김정호와 한성정이 각각 17.11%, 13.42%의 공격 비중을 가져갔다. 김정호와 한성정의 빠른 공격으로 상대 블로킹을 혼란시키면서 케이타의 공격성공률을 높였다.

그럼에도 케이타의 상대팀별 기록을 살펴보면, 대한항공 경기에서의 공격성공률과 서브 득점이 가장 낮았다. 그만큼 대한항공이 케이타에게 쉽게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은 링컨-임동혁의 시너지 효과를 드러냈다. 시즌 초반 링컨과 임동혁을 동시에 기용했지만, 정지석이 복귀하면서 임동혁이 본인의 포지션인 라이트로 돌아갔다. 임동혁은 링컨이 흔들릴 때 외인급 활약으로 상대 블로킹을 뚫었다.

링컨의 상대전 공격점유율과 성공률은 각각 38.21%와 57.33%로 안정적이었고, 임동혁도 각각 20.38%와 50%로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레프트 정지석은 각각 27.26%, 47.66%를 기록했다.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는 챔피언결정전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으로 막을 연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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