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손호준은 욕심 없이 진솔하다. 더불어 연기에 자신감은 있지만 자만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연기 색깔을 가지고 꾸준히 달려가고 있는 그가 '스텔라'와 어울리는 이유다.
손호준은 최근 영화 '스텔라'(감독 권수경·제작 데이드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출연 소회를 전했다.
'스텔라'는 옵션은 없지만 사연은 많은 최대 시속 50km의 자율주행차 스텔라와 함께 보스의 사라진 슈퍼카를 쫓는 한 남자의 버라이어티 추격 코미디 영화다. 손호준은 차량 담보 업계 에이스 영배 역을 연기했다.
손호준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고. "코로나 이전에 촬영이 끝났었다. 당시 금방 개봉할 줄 알았는데, 마침 코로나가 터졌다. 시간이 계속 지연돼 걱정됐는데 다행히 개봉할 수 있게 돼 기대되고 설렌다"고 전했다.
그는 배우 정우, 유연석과 함께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4'에 출연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출연한 영화와 비슷하게 '스텔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손호준은 "신기하더라. 두 사람과 함께 개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영화가 잘 될 것 같다. 또 그 기운을 이어받아 '스텔라'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스텔라'는 무겁지 않은 코미디 영화로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사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손호준은 대본의 재미를 알아봤다. 그는 "대본을 너무 재밌게 읽었다. 출연하고 싶다는 의견을 감독님께 전달하니 저를 선택하셨다. 운이 좋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름의 노하우가 쌓였고, 어떤 점을 부각시켜야 관객의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지 알게됐다고. 그러면서도 "'스텔라'는 기존에 해왔던 코믹 연기와는 달랐다. 슬랩스틱이 좀 더 많이 들어갔다. 역동적인 부분들이 많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영배는 냉정하면서도 정이 많아 친구를 믿고 슈퍼카를 맡겼다가 인생이 꼬인다. 손호준은 "저도 정이 많은 성격이라 영배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그림을 놓치기 쉽다. 그래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영배를 만들어갔다. 머리도 처음으로 짧게 짤랐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영배는 스텔라를 타고 다니면서 미워하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손호준은 영배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저 역시 보통 아들들과 다르지 않다. 아무리 부모님한테 잘하고 싶지만 아직 다 못하면서 살고 있다. 저 또한 사회에 나와 생활하는 순간부터 아버지의 무게, 가장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결혼을 한다면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남편이 되고 싶다고. 그는 "누군가와 같이 살아가려면 생각이 잘 맞아야 하는데 한 쪽이 양보하는 부분도 있어야 하고 맞춰달라고 얘기하는 부분도 있을 거다. 내가 뭔가를 내려놓고 포기할 수 있는 상태가 됐을 때 결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많이 양보하면서 살고 싶다. 실제로 저희 아버지가 퇴직하시고 한식 요리사 자격증 등을 따셨다. '35년 동안 엄마가 아빠 밥을 해줬으니까 이제는 아빠가 해줘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시는 모습을 보고 우리 아버지지만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손호준은 극 중 이규형, 허성태와는 코믹 '케미'를 펼쳤다. 두 사람과 호흡에 대한 질문에 "둘다 애드리브를 쳤을 때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줘 몰입에 도움을 줬다. 성태 형님은 평상시엔 순한데, 촬영이 시작하면 무섭게 변한다. 집중력이 대단하다. 규형이 형은 동식 그 자체였다. 동식과 영배가 붙는 장면에는 유난히 웃긴 대사가 많았다. 웃음을 참으며 연기하는 게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동식 캐릭터가 매력있더라. 하얗고 투명한 성격이라 친구를 배신하고도 밉지 않은 인물이다. 또 유일하게 가정을 이루고 있는 캐릭터인데, 자식 둘을 키우는 모습도 있어 동식을 표현해도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극 중 스텔라와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단순히 차를 타고 다닌 것뿐 아니라 차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인물이 아닌 차와의 연기는 도전과도 같았을 터. 이에 "스텔라는 나온지 30년도 넘은 올드카임에도 고장 한 번 없이 잘 버텨줬다. 오히려 제가 혼잣말을 하는 부분에서 부족했다. 자동차는 말이 없지 않냐. 대사를 쳤을 때의 반응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계산을 해 놓고 연기해야했다. 마치 벽을 보고 연기하는 것과 같다. 피드백 없이 혼자 리액션 해야 하는 점들이 힘들었다. 덕분에 피드백이 없는 상대와 자연스럽게 연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공부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스텔라'는 그에게 많은 공부가 됐고, 이 때문에 더욱 소중한 작품이 됐다고. 그는 앞으로의 연기 활동에 대해서도 "시속 50km 정도로 달려간다고 생각한다. 욕심이 많은 편은 아니다. 연기는 좋아하는 일이고, 재밌어하는 일이여서 길게 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같이 하고 싶다"며 "촬영 중인 드라마가 있다. 이후 드라마로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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