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형사들이 전한 사건 일지는 리얼했다. 여기에 권일용의 프로파일링이 더해져 한 편의 수사보고서가 완성됐다. 악을 처단하는 '용감한 형사들'이 정의감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1일 E채널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이 첫 방송됐다. '용감한 형사들'은 실제 사건 담당 형사들이 생생한 범죄 실화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송은이, 안정환, 이이경이 진행을 맡고,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전문가 패널로 무게를 실었다.
이날 방송에선 먼저 오산 경찰서 소속 김경연 형사와 남양주 남부 경찰서 소속 이종훈 형사가 소개됐다. 자문 전문가로는 한국 범죄학 연구소 연구위원 김복준 교수가 등장했다.
이들이 다룬 첫 번째 사건은 2015년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육절기 살인사건이었다. 권일용은 "저도 함께 투입된 사건이다. 정말 보통 힘들게 아니었고 고생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를 맡았던 김경연은 당시 작성됐던 수첩들을 가져와 해당 사건을 되짚었다.
브리핑을 맡은 이이경은 "홀로 살던 박 여인이 어느 날 실종돼 수사가 시작됐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박 여인의 행방을 쫓다 별채에 살고 있던 세입자 김 씨의 수상한 정황이 발견됐다. 이후 방화 혐의와 박 여인의 혈흔까지 더해져 김 씨는 용의자로 지목됐다. 실종 사건은 살인 사건으로 전환됐다. CCTV에서 그가 트럭에 육절기와 박스들을 싣고 가는 모습이 포착, 시신을 나눠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색 끝에 유해를 수습할 수 있었고, 도주했던 김 씨는 검거됐다.
두 번째 사건은 2011년 포천에서 발생한 노 여인 농약 연쇄살인 사건이었다. 사건을 담당했던 이종훈은 "콩팥 하나의 기능을 상실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사건"이라고 회상했다. 브리핑을 맡은 안정환은 노 여인의 전 남편, 현 남편, 시어머니가 연달아 사망했음을 설명했다. 이에 억 대의 보험금을 수령한 노 여인은 용의자로 지목됐다. 살해도구는 농약의 일종인 파라콰트였고, 노 여인은 연쇄 살인범으로 검거됐다. 마지막엔 2016년 남양주 니코틴 살인사건도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용감한 형사들'은 리얼했다. 범행이 잔인하다고 숨기거나 순화시키지도 않았다.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져 현재 진행 중인 수사보고서를 받아보는 듯했다.
여기엔 현직 형사들의 이야기가 한몫했다. 김경연, 이종훈 형사는 수년이 지난 사건임에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사건을 되짚었다. 알려진 사실 외 범인의 진술, 심문 과정에서의 일화 등을 전하며 악인들의 극악무도함을 설명했다. 사실적이었지만 자극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반드시 밝혀져야만 했던 사실들이었다. 이는 형사들의 노고로 이어졌고, 투지와 정의감으로 대변됐다.
특히 '그것이 알고 싶다' 작가진과 의기투합해 질을 높였다. 시간 순으로 정리한 자료화면, 현장을 재구성해 제작된 모형은 이해를 도왔고, 스토리는 알기 쉽게 전개됐다. 더불어 당시 현장 CCTV 영상, 혈흔 사진, 검거 현장 자료, 형사 수첩이 공개돼 사실성을 더했다.
권일용은 프로파일링의 진수를 보였다.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악인들이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들의 심리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또한 형사소송법, 혼합 유전자 등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수사용어들을 쉽게 풀이해 집중을 도왔다.
이이경, 안정환, 송은이는 시청자 입장을 대변했다. 세 사람은 한 명씩 프로파일을 맡아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설명 이후 형사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사건에 몰입했다. 특히 끔찍한 범죄 수법에 분노하고 궁금증을 드러내는 모습은 공감을 안겼다.
'용감한 형사들'은 권선징악 엔딩을 추구한다. "악은 반드시 처단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낸 만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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