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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서' 박용우의 선물 같은 현재 [인터뷰]
작성 : 2022년 03월 30일(수) 21:37

박용우 / 사진=프레인TPC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불확실한 '미래'보다 선물 같은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 배우 박용우가 그렇다. 주어진 작품에 몰두하며 그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간다. 박용우 표 연기에 생생함이 넘쳐나는 이유다.

박용우는 최근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극본 김현정·연출 이승영) 종영을 맞아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트레이서'는 국세청 내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이다. 박용우는 극 중 한 때 조세국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일을 안 하는 게 일하는 신념인 조세 5국 과장 오영 역을 맡았다.

처음 박용우가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대본의 힘 때문이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굉장히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가 긴 시간 동안 고민을 해서 썼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땀이 느껴지는 대본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전 같은 작품이기도 했다. 국세청을 소재로 하는 만큼 전문 용어가 많이 나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컸다고. 그러나 작품에 가까워질수록 이러한 생각은 깨졌다. 그는 "대본을 쭉 훑어 보니 결국엔 사람 사는 이야기고,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행복, 사랑에 대한 이야기더라. 그런 근본적인 이야기는 비슷했다"고 밝혔다.

박용우 / 사진=프레인TPC 제공


박용우는 극 중 한 때 조세국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일을 안 하는 게 일하는 신념인 조세 5국 과장 오영 역을 맡았다. 오영은 초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새로운 국세청을 만들기 위해 전의를 불태우는 등 극과 극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이러한 다채로운 오영의 모습에 마음을 뺏긴 박용우다. 그는 "오영이란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게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캐릭터라면 매력을 못 느꼈을 텐데 스스로의 특별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양심에 흔들리는 모습이 매력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영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외관으로도 표현하려 했다. "처음 루즈하고 무기력한 느낌을 주지만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스타일이 좋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박용우는 "남루한 모습 안에서 단단함을 보여주고 싶어서 마 소재의 셔츠를 착용했다. 이후로는 좀 더 날이 선 느낌의 질감의 슈트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입혔다. 그는 "예전에는 제 목소리가 싫어 일부러 변조하고 그랬다. 이번에는 힘없는 역할이니 내 목소리를 빼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러나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제 목소리, 힘이 없는 목소리라도 힘이 생기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오영도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제 목소리를 잃지 않기 위해 제가 그 상황에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도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매사 당당하고 솔직한 박용우는 오영과 다른 듯 닮았다. 그는 "제가 말을 가려서 하는 편이다. 거짓말을 하는 기술이 늘었다는 게 아니라 솔직하더라도 실례일 거 같으면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또 그분들의 장점들, 좋은 면들은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그런 솔직한 면이 오영과 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영이란 캐릭터는 초반에 스스로 의기소침하고 눌려서 지냈다. 솔직하게 표현할 것을 표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담감에 짓눌렸다. 사람이 솔직하지 않으면 병이 된다"고 말했다.

박용우 / 사진=프레인TPC 제공


자신과 닮은 오영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존재감을 뽐냈던 박용우는 임시완과 긍정적 시너지를 발휘했다. 임시완은 극 중 아버지 황철민(박호산)을 죽음에 몰아넣은 범인을 찾기 위해 국세청으로 들어간 황동주 역을 맡았다. 오영과 함께 새로운 국세청을 만들기 위해 공조한 인물이기도 하다.

박용우는 함께 호흡한 임시완에 대해 "굉장히 뜨거운 배우였다. 잠시도 쉬지 않고 고민한다. 자신이 독단적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같이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과 의견을 공유하길 바라더라"며 "그 의견에서 확정되고 좋은 걸 나누고 싶어 하는 배우였다.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언급했다.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고 여러 사람들과 화합한 오영. 박용우는 그런 오영을 "멋진 어른"으로 정의했다. 그는 "오영은 솔직한 사람이다. 제 스스로 양심에 비추어서 이렇게만 살아나간다면 현실적인 결과는 어떨지 몰라도 스스로 한 인간으로서는 멋지게 살았구나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연기하는 게 영광스러웠고 가능하면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오영에게 숨을 불어넣은 박용우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모았다. 그중 그의 뇌리에 남은 반응이 있단다. 박용우는 "좋은 평을 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공감하고 감사했던 반응 중 '하나가 눈이 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외적인 부분 중 가장 강력한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저는 솔직한 편이라 그런 게 눈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박용우는 '트레이서'란 현재의 집중한 끝에 만족스러운 작품이란 선물을 얻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박용우는 "앞으로도 질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물리적으로 가끔 작품에 나와도, 자주 나오지 않아도 항상 보고 싶었으면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나면 감정적으로 집중이 되고, 감동이 느껴지고, 같이 공감하게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용우 / 사진=프레인TPC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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