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이상민이 돈 한 푼 없는 자신의 금고를 공개하며 소위 '궁셔리' 삶 논란을 간접적으로 해명하려 했으나 도리어 대중의 반감을 사는 모양새다.
27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이상민이 이사 후 집들이를 해 탁재훈, 김준호, 김종국, 오민석, 김희철, 최시원이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상민은 이날도 '궁상민' 콘셉트를 유지하며 최대한 불쌍한 모습을 어필했다. 탁재훈은 이상민의 잦은 집들이에 "너무 상습적인 것 같다. 애들이 뭐가 있다고 선물을 뜯냐"고 타박했고, 이상민은 "나보다 형편이 낫잖아"라고 강조했다. 또 김희철이 선물로 현금을 주자 바로 꺼내서 액수를 세는 궁상맞은 모습을 보였다.
출연진 역시 최선을 다해 이상민의 짠내 면모를 보여주려 애썼다. 다같이 액땜 얘기를 나누던 중 이상민은 "우리 중 누가 제일 불행한 거냐"고 물었고, 김희철은 "지금 말한 사람"이라며 이상민을 가리켰다. 탁재훈 역시 "'나는 최근에 욕을 먹은 적이 있다' 손 들어봐라"고 했고, 이상민이 손을 들었다.
이후 김종국은 이상민의 금고를 발견하고는 "집에 훔쳐갈 거 없잖아. 금고 왜 있는 거야?"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김준호는 "형 의심하는 사람들 있으니까 공개해" "10원도 없다고 공개해"라며 금고 공개를 부추겼다.
이상민은 지문 인식으로 금고를 열었다. 그는 서류 다발을 꺼내며 "지금까지 채권자들하고 협의하면서 서류를 다 (보관했다.) 중요한 건 뭔지 아냐. 내가 줄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받을 것도 있다. 나한테 사기 친 사람이 약속 어음 100억짜리 가져와서 나한테 이거 보여주면서 3억이 필요하다고 했다. 2억 빌려줬는데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이에 탁재훈, 김종국, 김준호 등은 "오해해서 미안하다. 이상민한테 사과해라. 거짓으로 사는 줄 알았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상민을 비롯한 '미우새' 출연진은 최근 논란이 된 이상민의 '빚쟁이' 콘셉트를 의식한 듯 이에 대해 열혈 해명하려는 모습이었다. 이상민은 2000년대 중반, 사업 실패로 69억 원의 빚을 진 뒤 책임감 있게 빚을 갚는다는 이미지로 호평을 얻었으나 그의 호화로운 생활 면면이 조명되며 '빚쟁이' 콘셉트로 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실제 공개된 바에 따르면 이상민은 수백, 수천을 호가하는 신발을 약 400켤레 보유 중이다. 그가 최근 이사한 파주 집은 지하 창고와 야외 테라스를 갖춘 2층 집으로 월세 200만 원대로 알려졌다. 더불어 이상민의 출연료는 600~800만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약 10년 간의 출연료만으로도 수십억 원의 빚을 청산하고도 남는다는 추측이 나온다.
빚에 쪼들리는 사람의 일상이라 보기 어려운 럭셔리한 삶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빚이 남았다"며 짠내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빚 액수도 오락가락한다. 2017년 "빚의 8~90%를 해결했다"던 그는 다시금 "빚이 16억 원으로 불어났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한 해명이랍시고 내놓은 것이 "금고에 돈이 없다"는 것인데, 10원 하나 없는 금고가 명품 신발 컬렉션을 보유하고, 월세 200만 원대의 2층 집에 사는 그의 생활을 해명해줄 순 없다.
도리어 "그렇게 힘들면 신발을 팔아라" "정말 가난하면 금고도 없다" 등 날선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수억 원을 타인에게 빌려줄 수 있는 그의 상황이 당황스럽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더불어 이상민의 '궁상민' 콘셉트에 일조하는 방송과 다른 출연진도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빚'이라는 것은 갚아서 책임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갚아야만 하는 것이다. 방송에서 궁상 떠는 모습으로 쉽게 소비될 웃음거리는 더더욱 아니다.
더군다나 이상민은 돈에 있어서 이상한 이중성을 보인다. 빚에 쪼들린다는 말과 정면 배치되는 럭셔리 라이프 탓에 이상민의 콘셉트는 더이상 방송에서 진정성 있게 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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