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이토록 호화로운 빚쟁이라니. '궁상민' 콘셉트로 재기한 가수 이상민이 '궁상민' 콘셉트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샤크라, 샵, 컨츄리꼬꼬 등을 성공시키며 2000년대 초반까지 제작자로 이름을 날린 이상민은 사업 실패로 약 69억 원의 빚을 지며 추락했다. 그러던 그는 2012년 Mnet '음악의 신'으로 방송에 컴백해 소위 '궁상민' 콘셉트로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이상민은 JTBC '아는 형님', SBS '미운 우리 새끼' '신발 벗고 돌싱포맨', KBS Joy '차트를 달리는 남자'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방송가를 누비고 있다.
복귀 이후 이상민은 자신이 진 빚을 갚는다는 '책임감 있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짠내'나는 언사로 안타까움을 이끌어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 그는 방송마다 돈과 가난, 빚을 언급하며 대중의 호감도를 높였다.
그러나 '궁상민' 콘셉트가 10년째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의심도 짙어지고 있다. 그의 호화로운 생활 면면이 조명되며 이상민이 방송을 위해 가난 콘셉트를 악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 '궁상민' 콘셉트가 이상민의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실제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이상민의 생활은 '빚에 쪼들리는' 사람의 일상이라 보기 어렵다. 이상민은 수백, 수천을 호가하는 신발을 수백켤레 보유 중이다. 그가 최근 이사한 파주 집은 지하 창고와 야외 테라스를 갖춘 2층 집으로 월세 200만 원대로 알려졌다. 시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불어 그의 빚 청산도 의문을 남긴다. 이상민의 출연료는 600~8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약 10년 간의 출연료만으로도 수십억 원의 빚을 청산하고도 남는다는 추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그의 빚은 오락가락한다. 2017년 그는 "빚의 8~90%를 해결했다"고 했지만 그는 다시금 빚이 "16억 원"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쯤되니 이상민이 대중을 기만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책임감'으로 포장됐던 이미지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상민이 가난한 척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잇따른다.
또한 채권자, 채무자 모두에게 민폐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상 '빚'이라는 것은 갚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에게 아직 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은 큰 수익을 올리며 명품 신발을 사모으는 그의 행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반대로 빚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채무자들은 수년만에 수억 원의 빚을 갚아버리고 호화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아직 빚이 많다'고 울부짖는 이상민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가난을 방송 콘셉트로 가볍게 소비 중이다. 빚쟁이 콘셉트를 이용하기 위해 호화생활을 해서라도 빚을 내는 게 아닐지 의구심마저 나온다. 이상민의 본심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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