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한복과 김치가 본인들의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 내 동북공정이 심화되며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배우 추자현이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중국에 빌미를 준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배우의 책임감이 결여된 모습이다.
2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자신의 SNS에 "추자현이 자신의 차오홍슈(중국판 인스타그램)에 라면 먹는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고 적었다.
서 교수는 "하지만 라면에 김치를 싸 먹는 장면에서 김치를 자막에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논란이 됐다"며 "안 그래도 중국 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이 많은데 국위선양도 하고, 외화도 벌어 오는 건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이런 실수는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추자현 파오차이 논란 / 사진=추자현 차오홍슈
이와 함께 공개된 캡처본 속에는 추자현이 라면을 먹는 모습이 담겨있다.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어 든 장면에는 파오차이를 뜻하는 중국어 표기 '泡菜'가 적혀있다. 이는 추자현이 지난 17일 자신의 중국 SNS에 게재한 영상 일부다.
앞서 중국 내에선 한복과 김치 등 한국의 고유문화 소유권을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선 반중정서가 높아졌고,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제작되는 예능, 드라마 등에서 중국 관련 콘텐츠들이 등장하는 것에 기민하게 반응하게 됐다. 동시에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연예인들에겐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
특히 추자현은 앞서 2000년대 초반 중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03년 대만 TTV드라마 '연향'(戀香)을 시작으로 '대기영웅전' '회가적유혹' 등에 출연하며 중국 내 국민 배우로 주목받았다.
현재 중국 현지 배우 못지않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가진 추자현이 '파오차이'라는 표기를 사용하며 동북공정 논란을 가중시킨 셈이다.
특히 2022 중국 베이징 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 이후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에게 중화사상을 강요하며 악성 댓글을 남기고 있다. 중국 측에서 한국 내 문화에 침투하며 본격적으로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양 측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들에겐 더욱더 큰 책임감이 요구된다. 추자현이 게시물을 올린 SNS가 중국인들이 주 사용자인 만큼, 동북공정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더욱 신중해야 했다는 것이 일각의 지적이다.
서경덕 교수 역시 추자현의 표기에 대해 "대외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가적인 기본 정서는 헤아릴 줄 알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국내외에선 한국 고유문화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이라면, 자신이 가진 영향력에 대한 무게를 깨달아야 한다.
추자현은 중국 드라마 '마랄여우적행복시광'(麻辣女友的幸福時光)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중국 배우 우효광과 2017년 결혼해 슬하에 1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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