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 "5년 만 스크린 복귀.. '복무하라'는 베드신에도 인간의 심리가 담긴 작품"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지안이 스포츠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영화 '복무하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지난 2월 23일 개봉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중국의 대표 작가 옌렌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출세를 꿈꾸는 모범 병사 무광(연우진)이 사단장의 취사병으로 발령받고 그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선을 넘어 금기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복무하라' 장철수 감독은 2015년 '함정' 시사회에서 지안을 수련 역으로 진작에 점찍었다. 스크린 속의 지안을 보고 왜 이제 지안을 봤나 싶을 정도였다고. 지안은 최근 스포츠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함정'에서 저의 표정이나 눈빛을 보고 잠재된 것이 많다고 느끼셨다더라. 하지만 그때는 '인민을 위해 복무 하라' 제작이 투자 문제로 중지된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안은 "제작년 여름 제작이 다시 재개됐을 때 제게 시나리오를 주셨다. 분명 긴장감, 몰입도가 뛰어났고, 작품성도 좋았다. 시나리오 자체에 인간의 솔직한 속내를 끄집어내는 게 있더라"고 털어놨다.
지안은 또 시나리오를 보면서 수련 역에 끌렸지만, 선뜻 역할을 맡겠다고 하기엔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었더니 수련이 굉장히 묘하고 매혹적이더라. 내면의 강인함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런 깊은 감정선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베드신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감독님이 2달 반 동안 계속 설득해주셨다"고 돌이켰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두 언니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밝힌 지안. '복무하라' 출연 결정에도 언니들의 몫이 컸다고. 지안은 "언니들이, 언니로서는 동생인 내가 이 작품에 출연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고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배우로서는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줬다. 작픔 속에서 인간의 깊은 내면과 갈등을 묘사하면서 풀어나가는 면이 배우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더라. 언니들의 말이 굉장히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감독님이 그걸 알고 영화 크레딧에 저희 언니들 이름을 넣어주실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의 주축인 수련 역에 몰입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마음 고생도 많았다고. 지안 "여군 출신이니까 자세도 똑바르게 하고 대사도 딱딱하게 쳐야 했다. 그러면서도 매혹적이어야 했다. 또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디렉션을 소화해야 했다. 게다가 작품이 가상의 사회주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듣기에는 대사 톤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많이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함정' 당시 지안은 어릴 적 사고로 말을 하지 못 하는 민희 역을 연기하면서 대사 없이 눈빛 연기 만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당시 인지도가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묘한 매력이 많은 배우라는 존재감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후 지안은 많은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스크린에는 5년 만에 이 작품을 통해 복귀했을 정도로 출연 결정에 신중했다.
지안 / 사진=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스틸
파격적인 베드신의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지안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지안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베드신에서조차 인간의 심리와 날 것을 건드리는 영화더라"고 강조했다.
지안은 매 베드신마다 상징성이 달랐다며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지안은 "베드신이 단순 노출신이 아니라 남녀 간의, 인간의 심리가 점점 변화는 모습이 숨겨져 있다. 첫 베드신에서는 첫경험을 하는 수련의 허탈하고 복잡한 기분, 그리고 이후 베드신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잘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지안은 "영화에서는 무광과 수련이 사랑에 빠지고 무광이 그녀에게 점점 익숙해지며 그녀를 편하게 대하는 부분도 나온다. 그러다 서로 티격태격하고 다시 사랑을 나누며 사이가 좋아진다. 좀 더 날 것을 건드린 점이 참 좋더라"고 털어놨다.
극중 수련은 유부녀인데도 불구하고 무광과 첫경함을 한다. 남편에게 성적인 장애가 있다고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안은 "수련은 결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로서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지 않았나. 억압된 체제에 억눌려 살다가 무광을 통해 처음으로 자유를 만나고 세상 밖으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지안 / 사진=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스틸
중국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이 작품은 영화 곳곳에 상징적인 장치가 녹아 있다. 지안은 "러닝타임 의 한계가 있어서 감독님이 표현하고 싶으신 것을 다 못 담은 점이 안타깝다"면서도 "억압된 체제를 뛰어넘는 인간의 본성과 욕망이 표현된 작품이다. 그런 부분을 잘 눈여겨 보시면 영화를 감상하실 때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지안은 장철수 감독과 상대 배우인 연우진의 배려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안은 "제가 자신없어 할 때마다 감독님은 네 안에 잠재력이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라고 해주셨다.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파격적인 멜로 연기를 함께 한 연우진에 대해서는 "촬영할 때 누구도 상처받지 않기를 원하더라.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무탈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정말 배려심이 많은 분"이라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