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부모가 된 10대가 예능에 출연한다. 사회가 변했다지만 청소년들의 성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그런데 10대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다룬 '고딩엄빠'라니. 신선함보다 우려스럽게 다가온다.
6일 첫 방송을 앞둔 MBN 신규 예능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는 10대에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게 된 고등학생 엄마, 아빠의 일상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첫 회에서는 부모가 된 세 명의 10대 엄마의 일상이 그려진다.
최근 공개된 1차, 2차 티저에선 이들이 10대들의 성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피임하지 않고 성관계를 한다거나 수억 원대에 이르는 임신중절 합의서가 있다고 밝히는 장면은 충분히 충격적이다. 성교육 시간에나 다뤄질 법한 적나라한 내용이지만 '고딩엄빠'는 이를 숨기지 않는다.
연출을 맡은 남성현 PD는 "고딩엄빠들은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고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아들, 딸, 그리고 친구이자 동생들이다. 이들이 고민과 어려움을 굳세게 이겨내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MC로 나선 박미선은 "본인이 책임지고 아이를 낳겠다는데 쉬쉬하거나 마냥 잘못된 일이라 비난할 게 아니라 생각한다. 편견이 깨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 다른 진행자 하하 역시 '고딩엄빠'가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장이 되길 바랬다.
이들의 말처럼 무조건 숨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점은 납득할만하다. 또 10대 부모들의 책임감과 용기도 칭찬할만하다. 하지만 자칫 10대 임신이 긍정적으로 비칠 수 있단 점이 우려스럽다. 차라리 여러 연령대를 대표하는 청소년들의 성가치관을 다뤘다면 교육적인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10대와 그들의 부모가 손잡고 보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는 '고딩엄빠'. 이들의 기획 의도가 긍정적으로 전달돼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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