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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추리반2' 정종연이 부르는 과몰입 매직 [인터뷰]
작성 : 2022년 03월 04일(금) 14:09

여고추리반2 정종연 PD 인터뷰 /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자신만의 예능 세계관을 구축해온 정종연 PD가 추리반 5인방과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했다. 시청자들을 단숨에 몰입시키며 추리 예능에 한 획을 그은 정종연 PD는 명실상부한 '프로 과몰입 유발러'가 됐다.

추리를 앞세운 예능프로그램 '더 지니어스' '대탈출' 시리즈를 탄생시킨 정종연 PD는 지난해 1월 티빙과 손잡고 '여고추리반'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어 같은 해 12월 시즌2까지 론칭했다.

시즌 1,2를 연달아 선보인 '여고추리반'에 대해 정종연 PD는 "우리는 레거시 미디어(TV, 라디오 신문 등 전통 미디어)에서 일하던 사람들이다 보니 티빙에서 보여주는 성과들이 피부로 와닿지 않았을 때가 있었다"며 "근데 담당자분이 잘됐다고 하시니까 무사히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티빙은 지난해 '여고추리반'을 비롯해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급진적인 성장을 보였다. 그 중 '여고추리반'은 티빙이 선보인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안정적인 출발선을 끊었다. 이어 이번에 론칭된 '여고추리반2' 역시 지난해 12월 31일 공개 첫날부터 티빙 전체 콘텐츠 중 유료가입기여 수치 1위를 기록하며 시즌1 공개 첫날 대비 3.5배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정종연 PD는 "시즌 1,2에서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그 사이에 티빙이 많이 성장했다. '여고추리반'도 그 성장에 기여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종연 PD는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제작진으로서) 딜레마가 있었다. 회차가 늘어가고, 장치가 늘어나면 제작비도 늘어난다"며 "자물쇠 번호 맞추는 거 말고 갈수록 더 현실적인 추리를 보여주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여고추리반2 정종연 PD 인터뷰 / 사진=티빙 제공


'여고추리반2'는 시즌1 새라여자고등학교에서 전학 간 다섯 명의 추리반 학생들(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이 더욱 거대한 사건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를 담고 있다. 다만 시즌1에선 16부작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8부작으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정종연 PD는 "티빙에서 돈을 더 주면 녹화 회차를 늘릴 수 있다"면서도 "출연진들이 추리를 한다고 머리를 싸매고 의문 속에 앉아있는 상태가 추리를 즐기는 분들에겐 즐거우실 수 있지만 다른 분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하다보니 비효율적인 부분을 축소했다. 또, 출연진들의 자유도가 높을수록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들어간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고추리반' 시리즈의 백미 중 하나는 출연진들의 자유도다. 제작진의 개입 없이 오로지 추리반 5인방이 극을 이끌어나간다. 시청자들에겐 날 것의 재미를 선사하지만, 제작자의 입장에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여고추리반2'에서는 자유도 탓에 제작진이 공들여 준비한 '비닐하우스'가 노출되지 않아 한차례 아쉬움을 안겼다.

비닐하우스 장면이 언급되자 정종연 PD는 한껏 아쉬움을 드러내며 "엄청 아쉽다. 하지만 자유도가 높으면 이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리(제작진)가 생각해서 좋은 모습들을 효율적으로 방송하는 것들은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두 가지 딜레마가 있을 수밖에 없는 포맷"이라고 털어놨다.

정종연 PD가 판을 깔아줬다면, 이를 즐기는 것은 추리반 5인의 몫이 컸다. 그는 멤버들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내며 "출연자들의 진정성 있는 리액션이 굉장히 중요한 매력인데 다섯 명 모두 그걸 잘 살려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선 항상 나이순으로 몰입한다. 박지윤은 방송 경험이 많고, 제작진과 접촉이 잦다 보니 '여고추리반'에선 제작진과 분리불안증이 있는 것 같았다. 강호동도 '대탈출' 초반엔 제작진이 눈에 안보이니까 엄청 이상하다고 느끼고 불안해하더라"며 "비비나 최예나는 버라이어티 방송이 처음인 친구들이라 '원래 이런가보다'하고 잘할 수 있어서 다른 멤버들에 비해 걱정이 덜됐다. 그런 것도 저희가 노린 거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시즌1이 첫 도전이었다면, 시즌2는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이는 정종연 PD도, 추리반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정 PD는 "1과 2는 기본적으로 방향이 달랐다. 시즌2에선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강화된 부분들이 있다"며 "시즌2가 더 재밌다고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저는 원래 제가 제일 최근에 한 작품이 재밌어야 제일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다만 추리물을 앞세우며 등장한 범죄 소재들로 인해 한차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여고추리반2' 6화에선 선우경이 여자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을 조작해 학생들은 선동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대해 정 PD는 "모든 범죄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추리물 특성상 '범죄'라는 상황이 똑같은 패턴으로 공개되지 않게끔 스토리를 짜게 된다"며 "특정 소재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게 된 건 죄송하게 생각한다. 안 좋게 생각하신 부분도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 저희도 최대한 시청자분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해 소재를 선택하겠다"고 사과했다.

여고추리반2 정종연 PD 인터뷰 / 사진=티빙 제공


시즌 1,2 모두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만큼 시즌3에 대한 기대감도 생길 터다. 특히 멤버 비비는 시즌3에서 기숙학교로 합숙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정종연 PD는 "아직까지 정해진 건 없다"며 "기숙은 해보고 싶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 장도연이 생각보다 본인은 안 바쁘다고 하는데 사실 스케줄을 맞춰보면 그렇지 않다. 출연자들 스케줄을 맞추려면 1년 전에 말해야 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시즌2 엔딩에서 살아난 빌런 선우경을 언급하며 "아직 추리반이 감당하긴 어려운 레벨의 빌런 같다. 시즌3에 또 등장할지는 솔직히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여고추리반'에 앞서 선보인 '대탈출' '더 지니어스' 등이 시즌제로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창작자로서 또 다른 욕심도 생길 터다. 정종연 PD는 "해보고 싶은 건 엄청 많다. 근데 다른 장르를 하면 사람들이 싫어하더라. 복면 쓰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농담했다.

이어 "2년 동안 '대탈출' 12부작, '여고추리반' 8부작을 했다. 거의 못 쉬고 2년을 하얗게 불태웠다. '더 지니어스' 할 때는 10개월에 하나 정도 해도 세상 고생을 다 했는데 1년에 2개 하니까 사실 좀 지칠 만큼 지쳤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정종연 PD는 "아이디어적인 차원에서도, 정신관리, 몸 관리를 위해서 쉬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방송가 전체가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해라 여러 생각도, 고민도 많다. 지금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어서 바깥을 살짝 열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다. 올 한 해는 기획과 모색의 시기가 될 듯싶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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