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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러시아 최대 헤어쇼에 초청…헤어 '한류 바람' 일으켜(인터뷰)
작성 : 2014년 11월 11일(화) 15:41

박준 /박준 뷰티랩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홍 기자]대부분 사람들은 미용을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행위로 생각한다. 하지만 미용의 사적적인 의미는 '얼굴이나 머리를 아름답게 매만짐'을 뜻한다. 미용은 단순히 머리를 다듬는 행위를 넘어 일종의 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적 요소는 미용에서 필수다. 머리를 다듬는 행위는 형태적 미를 만드는 과정이다. 미용이 헤어디자인으로 불리는 이유도, 패션잡지에서 헤어스타일이라는 단어로 쓰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헤어디자이너 박준은 미용을 하나의 미적 영역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헤어디자인 작업을 기술이 아닌 창작 활동으로 인식했다. 이러한 그의 독자적 행보는 꽤 긴 시간동안 진행됐다. 그는 82년 서울 명동에서 자신의 매장을 처음으로 오픈했다. 남성 전용·어린이 미용실을 개설, 컴퓨터 시뮬레이션 이용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미용 산업을 주도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 국내를 넘어 해외 미용업계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박준은 지난달 22~25일에 러시아에서 진행된 'interCHARM 2014'의 무대에 정식으로 초청받았다. 올해로 21회째인 이번 'interCHARM'는 뷰티의 모든 분야를 포함하는 가장 큰 행사를 일컫는다. 이곳에서 박준은 한국 미용 기술의 우수성을 전파했다.

박준 /박준 뷰티랩 제공


-러시아에 자주 방문하나
2008년과 2013년에는 interCHARM 행사와 관련해 초청받은 바 있다. 갈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러시아는 미용적인 측면과 문화적인 측면에서 매우 발달했다. 올해도 역시 interCHARM 2014 심사와 헤어쇼 때문에 러시아에 초청받았는데, 기대했던 대로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

-러시아의 미용문화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모스크바는 헤어스타일이 고급화 됐다. 그만큼 고급스러운 헤어디자이너들이 많다는 소리다. 또 전 국민이 염색을 할 정도로 헤어스타일에 관심도 많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러시아는 유럽보다 문화적으로 앞선 도시라 할 수 있다.
러시아는 미용 산업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이다. 미용인들에 대한 근무 여건도 우리보다 훨씬 좋다. 가령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형식이다. 굉장히 여유롭고 자유분방하다. 유럽과 가깝다보니 자유로운 노동문화를 많이 받아들인 것 같다.

-국내 헤어디자이너들도 러시아 진출이 가능한가
러시아 측에서도 원하긴 한다. 그들은 한국에 관심이 정말 많다. 그동안 교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러시아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러시아는 미의 도시다. 예술이 넘치는 곳이다. 따라서 미와 관련된 산업도 많다. 만약 러시아와 한국이 미용산업을 교류한다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후배 양성을 준비한다고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궁금하다
뷰티랩은 연구소다. 연구를 해야 한다. 특히 교육 프로그램을 더 활성화 시켜야 한다. 비달 사순 같은 경우는 실제 사람을 가지고 실습교육을 한다. 나도 실전감각을 익히는 그런 교육을 할 생각이다. 또 사업에 투자도 많이 해 시설·설비도 발전시킬 전망이다. 교육 문제는 더 깊이 있게 다룰 것이다. 이를 청년 취업과도 연계시킬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미용 아카데미의 실태는 어떤가
지금 많은 헤어디자이너들이 미용 교본을 일본으로부터 가져다 쓰는 상태다. 한국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한국 시스템을 구축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본을 만드는 것도 일 년 이상의 기간을 잡아야 한다.

박준 /박준 뷰티랩 제공


-미용을 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열정이 대단하다
현장에 있으면서 교육을 하고 싶다. 미용에 손을 놓고 싶지 않다. 솔직히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 현장이 재미있다. 젊은이들에게 뭔가를 심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우리나라 헤어디자이너들은 수준이 최고라고 들었다. 그런 기술력을 활용하는 시스템이 국내에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없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재주는 정말 뛰어나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창의력은 많이 부족하다. 어떤 트렌드를 개발하거나 창의적으로 발상하는 건 많이 뒤떨어져 있다. 그래도 중국은 우리나라 미용 교육 시스템을 가져가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 우리 뷰티 랩의 기술도 아시아 또는 동남아에 얼마든지 진출이 가능하다. 이에 우리는 세계 트렌드를 리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만들 것이다.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노하우는 무엇인가
창의력에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나 같은 경우는 여행을 많이 다닌다. 그러다가 좋은 경험을 하면 그것을 내 일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한다. 교육 사업이라는 것은 기술만 가르치면 망한다. 정신교육이 필요하다. 사물을 볼 때 다른 것들도 연계시켜서 볼 수 있는 사고방식이 있어야 한다. 생각하는 기술을 심어주겠다는 거다. 그래야 제대로 된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아직도 일에 대한 현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자기관리 비법이 따로 있나.
젊은 사람들이 어딜 놀러가자고 하면 빠지지 않는다. 그 현장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현장의 적응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또 생각을 요리조리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헤어디자이너란 생각 자체를 바꾸는 직업이다. 위계질서 없이 사람한테 마음을 열어야 한다. 창의적이게 살아야 한다. 난 실제로 아침 일찍 나와 직원들 청소하는 것을 도와준다.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하면 재미있다.

-앞으로의 포부나 목표가 있다면
박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넓은 세상에서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올해 연말 작품전시회도 준비 중이다. 작가와 디자이너와 교육팀이 힘을 합쳐 우리 미용문화를 바꿀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 생각이다. 또 우리 핵심 멤버들을 일본으로 데리고 가 교육도 할 계획이다. 새 트렌드를 개발하기 위해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2050년까지 이것들을 해보는 게 목표다.


최홍 기자 choihong21@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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