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서른, 아홉'이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워맨스로 인기를 얻는 듯하더니 무리한 설정으로 반감을 사고 있다. 불륜과 술집 접대를 미화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3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김상호)에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정찬영(전미도)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강선주(송민지)는 김진석(이무생)과 감정을 주고받는 정찬영을 찾아가 "우리 남편 옆에 언제까지 있을 거냐. 남자가 필요하면 가정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 않냐"고 언성을 높였다.
해당 장면을 목격한 차미조(손예진)는 췌장암 4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정찬영을 대신해 강선주와 언쟁을 벌였고 급기야는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았다. 강선주는 정찬영을 향해 "죽을 때 쪽팔리지 않겠냐"고 분노를 표했고 차미조는 이를 막아섰다.
이 같은 장면이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서른, 아홉'에서 정찬영은 김진석을 사랑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과거 연인 관계였지만 강선주와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김진석. 그럼에도 정찬영은 김진석을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절친 차미조 역시 정찬영의 사랑을 '불륜'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판을 했고 시청자들 역시 정찬영 혼자 하는 다소 비뚤어진 '사랑' 정도로 여겼다. 또 비도덕적이지만 현실에서 있을법한 상황들로서 드라마 소재로 소비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찬영이 시한부 판정을 받으며 안쓰럽고 안타까운 인물이 됨과 동시에 그의 비뚤어진 사랑까지 옹호 받는 내용은 납득이 가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극 중 본처 강선주 입장에서는 황당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서른, 아홉' 측에서는 불륜녀 정찬영 대신 강선주가 비난을 받는 모습이었다. 마치 강선주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의 사랑에 양보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추는듯한 장면이었다.
이를 접한 시청자들은 '불륜녀 콘셉트까지는 이해했는데 미화까지 하는 내용을 보니 우려스럽다'는 반응과 비판을 쏟아냈다.
문제가 된 것은 불륜 미화뿐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명문 음대 줄리어드를 졸업한 김소원(안소희)이 엄마의 죽음으로 방황하며 피아노 선생님으로 일하는 척 술집 접대부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당 설정 역시 복잡한 사연이라도 있는 듯 술집에서 접대부로 일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내용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원이 입양아라는 가슴 아픈 상황이 있다지만 이로 인해 술집 접대부로 일을 하는 인물로 설정을 했다는 것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불륜, 술집 접대부 활동 등 비도덕적인 행위들이 연달아 그려지자 시청자들은 작가의 세계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등 연기파 배우들을 내세우며 가슴 따뜻해지는 워맨스를 기대케 한 '서른, 아홉'. 3회 만에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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