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참신한 밈(소셜 미디어 상에서 퍼져있는 아이디어, 행동, 스타일) 패러디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NL코리아'. 하지만 때아닌 수어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도마에 올랐다.
지난 12일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2-화사 편'에서는 AI로봇으로 등장한 정상훈이 뉴스 리포트 기자역할을 맡은 모델 정혁의 멘트를 수어로 통역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기자로 등장한 정혁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편파판정을 주제로 진행해 분노를 하는 모습을 그렸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가로 나선 정상훈은 분노하는 정혁의 모습을 수어로 표현했다.
정상훈은 다소 과한 모습으로 수어를 했고 '분노'라는 정혁의 말에는 고함을 지르는 표정을 지으며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 방청객 웃음 효과음이 더해져 해당 상황은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상황이라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청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수어가 유희 소재로 소비됐다는 것에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이 편파판정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콘텐츠였으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영상이라는 비판을 했다.
누리꾼들은 '수어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농인과 통역사에 대한 비하' '문제 인식을 하지 못했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해당 영상은 'SNL 코리아' 공식 SNS에도 게재되어 있었고 자신이 청각장애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영상의 삭제는 물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해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그는 댓글을 통해 "웃음을 주고자 하는 목적은 알겠지만, 정작 이 영상을 보는 수많은 청각장애인은 이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수어는 청각장애인들의 첫 번째 언어인데, 이를 마음대로 엉터리식 수어로 쓰는 건 수어의 언어권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는 댓글을 남겼다
결국 SNL 측은 논란을 인식했는지 현재 SNS 공식 계정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한 상태다. 하지만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콘텐츠는 SNL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미있는 밈 패러디, 그리고 정치 풍자 코너 등으로 주가를 오리고 있던 SNL. 수어를 웃음 소재로 삼는 비상식적인 모습에 쌓아온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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