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최민정이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내며 스스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최민정은 11일(한국시각)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443을 기록하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을 획득하며 1000m 2연패를 기록한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에 0.052초 뒤진 기록이었다.
이번 대회 최민정의 첫 메달이자 한국 선수단의 세 번째 메달이다. 이로써 최민정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1500m와 3000m 계주 금메달 이후 2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낸 특급 유망주였다. 시니어로 올라서자마자 2015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여자부에서는 '레전드' 진선유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년차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우승한 최민정은 2016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하며 2연패에 성공했다.
이어진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4개(금2·은1·동1)를 휩쓴 최민정은 2017-2018시즌 세계랭킹에서 전 종목 1위를 차지하는 등 점점 더 성장했다.
최민정의 기량은 올림픽에서 더욱 만개했다. 1500m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결승선에 골인,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진선유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3000m 계주에서는 폭풍 질주 끝에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유일한 다관왕이 됐다.
올림픽이 끝난 뒤 이어진 2018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하며 개인 세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무릎 부상의 여파로 2018-2019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기도 했다. 최민정은 평창 대회 1000m 경기에서 심석희와 함께 엉켜 넘어지며 4위를 기록했는데, 이때 심석희가 최민정을 비하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최민정은 고의 충돌 의혹을 제기하는 등 경기 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결국 선발전 1위를 차지했던 심석희는 코치 및 동료 비하 사실을 인정한 끝에 베이징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이 힘든 시간 속에서 부상이 또 겹쳤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ISU 월드컵 1차대회에서 1500m와 500m에서 두 차례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넘어져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었다. 결국 부상으로 중도 귀국까지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부상을 딛고 출전한 4차 대회 10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다시 레이스를 펼칠 준비를 했다.
그렇게 향하게 된 베이징 대회도 순탄치 않았다. 최민정은 메달권 진입을 노렸던 혼성 계주 준준결승에서 동료가 넘어져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500m 준준결승에서는 스스로 빙질에 걸려 넘어져 탈락하는 등 불운에 울었다.
그러나 자신의 주 종목인 1000m에서 보란듯이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했다. 그렇게 힘들게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최민정은 한참 눈물을 흘렸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던 생각이 많이 났다"고 밝히면서도 "아직 경기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남은 종목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부담감과 중압감이 큰 자리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세운 기록들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민정은 '에이스'라고 불리며 대표팀으로서 경기에 나서 왔다. 그리고 경기 외적으로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민정은 모든 것을 이겨내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렇게 스스로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최민정은 이제 1500m와 3000m 계주 준결승을 치른다. 그가 남은 레이스에서 자신의 기량을 바탕으로 어떤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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